꽃피는 학교
home id pw id/pw찾기 회원가입 사이트맵 학교연락처
메인이미지
 
 
바로가기1
 
바로가기3
 
바로가기2
바로가기_교사회 바로가기_학교운영협력회 바로가기_자료실 바로가기_(사)청소년평화꽃네트워크 바로가기_통전학림 바로가기_대안교육연대 바로가기_민들레 바로가기_꽃들 이야기 바로가기_꽃피는 편지 바로가기_꽃피는 가게
 
HOME/게시판/공지사항
 
 
작성일 : 12-04-16 16:21
나 피시방 (지나) 갔다!(용범 엄마)
 이름 : 심은영
조회 : 5,914  
염려하시는 분들이 있어 몇 자 적습니다.
어떤 분들인지 확실히 알 수 없고, 또 알더라도 일일이 전화로 말씀드리기에는 제 언변에 한계가 있어서요.^^
 
지난 금요일 제 아들에게 긴 편지를 남겼습니다. 요즘 엄마에게 무척이나 퉁명스러운 녀석이기에 섣불리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 해 한글을 같은 반 가운데 맨꼴찌로 깨친 다음에 혼자서 읽고 쓰기에(물론 반 넘게 틀리지만^^) 나름대로 자유로운 녀석이기에 말보다는 편지가 적당하다 싶었지요. 편지를 써 녀석이 읽고 있는 책에 끼워 놓았습니다.
오늘 잘 지냈는지? 요즘 퉁명스러운데 왜인지? 그리고 부탁을 말하였지요.
용범아, 엄마가 한 가지 부탁이 있어. 혹시나 그동안 엄마 모르게 네가 아직은 가지 말아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한 적이 있는지 솔직한 사실을 네게서 듣고 싶다. 편지로든 말로든. 기다릴게.”
그다음은 자전거를 배우고, 글을 깨치면서, 수를 셈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엄마 또한 행복하다는 말로 마무리하여 두근거리는 맘과 함께 고이 이불 위 머리맡에 두었지요.
그러고는 용범이 성당에서 복사 봉사를 하는데 마침 자모회 모임이 있어 다녀온 밤, 녀석은 세상모르고 자고 있더군요.
 
다음날 아침도 여느 토요일 아침처럼 식단을 궁금해하고 복사 회합 준비한다며 복음 말씀 많다고 투덜거리는 모습 또한 여전하고...... 마치 아무것도 보지 못한 양 제게 까붑니다. 저는 그냥 눈치만 살폈지요. 저 또한 평소처럼. 녀석은 성당에서 근사한 부활 파티를 하고, 성당 형아들이랑 야구에 축구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아니 이상한 할아버지 때문에 속이 터지는 줄 알았다며 밤이 캄캄해서야 들어왔죠. 그렇게 녀석의 하루가 지났지요.
다음날 아침, 늘어지게 잠자는 녀석, 잠에서 깨서는 뒹굴거리는 녀석, 뒹굴거리다 책 뒤적이는 녀석, ~ 그동안 제 가슴과 머리는 쿵쿵거리고 지끈거렸지요. 그러다 한참 지나 아동 학대 엄마가 되었지요. 울 아들에게 아동 학대는 뽀뽀, 엉덩이 만지는 거지요. 한참을 그렇게 엉켜 있다가 조심히 물었습니다.
용범~ 누나랑 아빠 없이 엄마하고만 이야기 하자~.”
싫어~”
그럼 계속 아동 학대할 거야~”
어휴~ 뭔데~”
엄마 편지 읽었어?”
!”
그런데 왜 가만히 있어?”
내가 뭐 해야 하는데?”
엄마가 물어 보는 거 이해는 했어?”
! 그런데 왜 답을 해? 내가 한 적이 없는데?”
그럼 그렇다고 말해 줘야지?”
왜 내가 그래야 돼?”
엄마가 기다린다고 했잖아.”
~~~~”
엄마가 걱정이 되어서 다시 한 번 말할게. 용범이가 가지 말아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 알지?” “.”
네가 호기심에 갈 수도 있고 하고 싶기도 할 수 있어. 그럴 때는 꼭 엄마 아빠한테 말해 줘~.” “.” 그 뒤 몇 가지 더 안 되는 이야기를 연설하고 마쳤지요. 이렇게 1차 엄마의 확인은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다 아침을 먹었지요. 주일, 아주 여유로운 아침 시간, 한참을 재잘거리는 녀석에게 또 은근 슬쩍 물었지요. 2차 확인.
용범, 혹시 용범 피시방 갔다고 말한 적 있어?”
!”
정말? 피시방 갔어?”
성당 갔다 오면서 거기 지나오잖아~ 엄마도 가잖아~”
에이~ 들어간 거 아냐? 그냥 지나간 것으로 피시방 갔다는 사람이 어딨어?”
그럼 엄마는 피시방 갔다고 다 들어가? 그렇게 들은 사람이 바보지.”
그럼 용범이 왜 그렇게 말했어?”
애들이 게임했다고 하니까.”
안 꿇리려고 그런 거야?”
!”
이그그, 그런데 어쩌냐. 이제 그집 갈비집으로 되더라.”
, 마포 갈매기살 집이던데? 우리 한 번 가야지?”
“~~~”
이리 끝났습니다.
 
혹시나 제가 좀 더 치밀하게 따져야 하고, 용범이 영악하여 엄마를 뛰어넘는 고단수임을 모르고 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궁금증을 일단은 여기서 마치려 합니다. 제가 궁금했던 것은 주변의 말 가운데 녀석이 피시방에 갔다는 것을 확인하는 거였고, 저는 녀석이 갔는지 안 갔는지 아이 입으로 듣고 싶었고 또 들었기 때문입니다. 더 헤집는 것은 녀석에게나 제게나 서로의 믿음을 깨는 일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다 녀석이 지금 숨긴 게 있다면 스스로 말해 올 기회가 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현재 용범이는 자전거로 하교합니다. 월수금은 풋살을 하고요. 일주일에 두 번은 피아노도 배우러 갑니다. 월요일엔 저희가 데려다 주고 데려오고 수요일에는 데리러만 갑니다. 화요일 목요일은 자전거로 와서 도서관에 가 책을 읽다가 저희가 올 시간에 맞춰 오지요.(가끔은 서진네 차를 타고 오지요.) 물론 그 길은 시장통, 오만가지 유혹들이 널려 있는 곳이지요. 거기서 녀석은 별의별 일을 보고,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을 마치 남의 바람인 양 그날 저녁 수다 한 상 펼친답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그리되었네요.
핵심도 없고, 아무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다 우리 용범이가 부모들이 염려하는 부분에서 마음을 써야 할 아이로 여겨지지 않기를 바라는 에미 마음으로 썼습니다. 너그러이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안언수(유치오… 12-04-17 05:05
답변  
안 꿇리고 싶고 더불어 쎄보이고 싶은 마음은 어른들한테도 있지요^^ 아이들의 말은 깊이가 너무 깊어서 저를 시험에 들게 할때가 있는데 용범의 말에도 깊이가 있네요 댓글이 없으면 서운하실까 몇자 적었습니다
수형·건형맘 12-04-17 22:01
답변  
에미마음 이해합니다^^ 용범어머님께  한 수 배웁니다. 용범이 예뻐요!!
아자 12-04-18 00:06
답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려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치 신입 민용맘입니다.
저는 아이를 이곳에 보내면서 생각이 많이 깊어졌습니다.
작년엔 아이머리에 지식을 심어줄 방법을 고심했는데, 올해는 아이를 이곳에 언제까지 보낼수 있을까를 고심합니다.
처음엔 아이에게 이상적인, 파라다이스같은 유치원을 기대했었는데 점점 깊이를 알수없는 생각의 늪으로 빠지네요. 그래서 이정표를 잃어버립니다.
단어만 익숙한 통전철학교육에 제 맘이 흔들리지 않고 주~~욱 두 아이를 보낼수 있을지...
소통....소통....부모와 선생님과 아이와 소통이 잘 되길 바라며 저 역시 올 한해 노력해야 겠습니다. 어떤 방법인지 아직 모르겠지만...
소통이 잘 되어서 제 맘의 평화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앞서 이길을 잘 지나오신 선배맘들의 소중한 글이 얼마나 금쪽같이 반가운지 모르겟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잠깨서 여길 들어왔는데...좋은글 읽고 갑니다.
 
   
 

 
카피라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