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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3-02 23:07
초등 아이들 3월 첫째 주 지낸 이야기(우수)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346  









2012년 2월 27일 월요일(우수 9일째)
 학교로 들어서는 길을 따라 마른 풀잎 위로 하얀 서리가 내리고 논은 꽁꽁 얼어 아이들은 한 번씩 발로 쾅쾅거리며 얼음을 깨보려고 합니다. 겨울이 떠나기 싫은 듯 맴돌고 시린 바람으로 옷깃을 여미며 아침을 맞이합니다.
 
시린 날을 녹이듯 햇님의 따사로운 손길에 얼음이 녹고 학교 주변 땅은 폭신폭신, 물렁물렁하여 아침과는 다른 길처럼 느껴집니다. 점심을 먹은 후 아이들이 햇살 속으로 나옵니다.
 2,3학년과 4,5학년이 통합그루 수업을 하면서부터 점심시간의 놀이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함께 수업을 하는 형님과 아우들이 점심시간에도 의좋은 형제, 자매처럼 함께 놉니다.
 2,3학년 여자 아이들은 운동장 평균대와 원두막에서 함께 치기 놀이를 하고 남자 아이들은 논에 아직 남아있는 얼음을 깨고 개구리알 무더기를 두손 가득 들고 보여줍니다. 장화가 논에 빠지기도 하고 넘어져 진흙범벅이 되어도 우리 아이들은 논에서 함박웃음을 웃으며 꽃 피어납니다.
 4,5학년 남자 아이들은 학교 윗쪽 주차장 위로 올라가 대나무 긴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무술을 하듯 대나무끼리 부딪칩니다.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닐텐데, 학교 주변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놀이감이 됩니다. 폼도 제법 그럴 듯하여 멀리서 보니 영화를 찍는 듯한 모습입니다. 여자 아이들은 또 다른 영화를 찍습니다. 원시인이 되어 소꿉놀이를 합니다. 아기가 되기도 하고 엄마가 되기도 하면서 최고 언니인데도 마치 유치원생들이 해맑게 노는 듯한 모습입니다.
 
 
2012년 2월 28일 화요일(우수 10일째)
전날처럼 아침에는 논도 얼고 서리도 하얗게 내렸습니다. 아직도 겨울이 서성이고 있는 듯합니다. 두 볼에 스치는 바람은 전날보다는 봄님이 고개를 내미는 듯 약간 누그러졌습니다.
아침 열기하는 곳까지 올라가면 시린 바람에도 외투를 벗고 햇님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2012년도는  힘껏걷기 코스가 바뀌어 자갈길을 따라 아침 공기를 한껏 느끼며 산을 올라 햇님에 더 가까이 다가가 아침을 맞이합니다.
 
2,3학년 여자아이들은 햇살에 말랑해진 운동장에서 어우러져 뛰어다니며 놉니다. 
4,5학년 여자 아이들은 여전히 주차장 대나무 숲에서 잎과 나무를 가지고 역할극을 합니다. 남자 아이들은 여전히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무술을 합니다. 박명수 선생님께서 누구라도 다치지 않을까 주시하고 계십니다.
2학년 남자 아이들의 독무대와 같은 논에 1학년 햇병아리들이 놀러왔습니다. 장화를 신고 들어갔지만 장화는 진흙 속에 파묻히고 발만 걷고 있습니다. 2학년 형님들이 1학년 귀염둥이들이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1학년들에게는 형님들이 노는 놀이터인 이 논이 마냥 신기한 듯 합니다. 처음에 조심스러운 듯 하다가 이내 형님들처럼 신이 났습니다. 모두 모두 꽃피는 아이들입니다.
 
2012년 2월 29 수요일(우수 11일째)
 연일 아침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지만 햇님이 솟아오르면 따스한 봄님이 찾아온 듯 합니다.
하루 하루 봄님이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햇살도 점점 더 따사롭게 퍼집니다.
아이들 머리 위에 펼쳐진 하늘은 파아란 빛을 담고 웃고 있는 듯 합니다. 나뭇가지마다 연둣빛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합니다.
 
2학년 남자 아이들은 여전히 논에서 첨벙거리며 보드라운 진흙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그리고 몇 명은 박명수 선생님을 따라 영지를 따러 갔습니다. 1,3학년도 더불어 보드라운 진흙팩을 합니다. 논에 놀러 오는 아이들 수가 점점 늘어납니다.
2,3,5학년 여자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를 찾았습니다. 대나무를 톱으로 잘라 대나무 피리를 붑니다. 5학년 형님이 땀 흘리며 잘라준 대나무 피리를 불어 봅니다. 제법 자연의 소리가 납니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너도 나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저마다 한 두개씩 주머니에 넣습니다. 대나무 피리를 부는 꽃피는 아이들...자연 속에서 꽃피어나는 피리소리에 저절로 행복해집니다.
4,5학년 형님들의 무술은 날로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지치지도 않고 점심만 먹으면 달려 올라가 대나무 막대기를 들고 무술을 합니다.
똑같은 대나무를 가지고도 남자 아이들과 여자 아이들의 놀이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2012년 3월 1 목요일(우수 12일째)
흐린 듯한 아침 하늘에 어느 새 햇님이 방긋 웃음을 웃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학교 주변 가득 비추고 봄님이 봄향기를 싣고 햇살을 따라 내려오는 것 같습니다.
 
2,5학년 여자 아이들은 운동장에 옹기종기 모여 놉니다. 얼었던 땅님에게도 봄이 와서 아이들은 폭신한 운동장을 이리저리 오가며 여러가지 놀이를 합니다.
3,4학년 여자 아이들이 대나무 숲에서 대나무를 가지고 놉니다.
항상 노는 학년끼리만 노는 게 아니라 봄학기부터는 노는 폭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학년만 놀기보다는 여러 학년이 어우러져 노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논에서 노는 아이들도 봄님이 점점 더 가까이 오시면서 따사로운 햇살에 장화마저 벗어 던지고 맨발로 보드라운 진흙을 느껴 봅니다. 장화에 진흙을 담아 머리에 뿌리기도 합니다. 진흙을 얼굴에 묻히고 머리를 감기도 합니다.
1학년이 점점 더  진흙 논 속으로 빠져듭니다. 형님들은 그런 1학년들을 어이없어 하기도 합니다. 올챙이적 시절은 잊은 듯 신기하게 1학년을 바라봅니다. 1,2,3학년이 어우러져 진흙 논을 걷습니다. 넘어지면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진흙 속에서는 연꽃만 피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꽃피는 아이들은 진흙 속에서도 해맑게 꽃 피어납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점심시간이 끝나 씻길 생각보다는 그저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아이들이 참 행복해 보여 미소가 번집니다.
 
2012년 3월 2일 금요일(우수 13일째)
 
아침부터 안개비처럼 부슬부슬 봄비가 내립니다. 우산을 쓴 아이도 있고 모자를 쓴 아이도 있습니다. 봄비가 땅 님 아래서 잠자고 있는 연둣빛 새싹을 재촉합니다. 촉촉한 아침을 시작합니다. 보일듯 말듯한 봄비가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논에 떨어져 동그라미를 그리는 봄비를 한없이 바라보게 되는 아침입니다.
 
봄비에도 아이들은 우산도 쓰지 않은 채 논으로 달려갑니다.
1학년은 이제 점심만 먹으면 논으로 갑니다. 머리부터 발까지 진흙범벅이 된 아이들을 선생님들이 데리고 가 씻기십니다.
형님들은 환경안전교육에서 오!풀빛나래에 대한 의견을 낼 때, 이런 아우들이 되도록이면 옷을 버리지 않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아우들에게는 학교 오는 즐거움과 낙이고 지금 형님들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분명 그랬을 텐데도 물절약을 해야된다고 그런 아우들을 말리고 싶어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참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논에서 첨벙대던 아이들도 몇 년 후에는 지금의 형님들과 같은 말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4,5학년 형님들은 한 주 내내 대나무로 무술을 합니다. 비가 와도 아랑곳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서 대나무를 서로 부딪칩니다. 지치지도 않고 날마다 똑같은 놀이를 합니다. 저마다 다른 빛깔의 대나무를 하나씩 들고 있습니다. 너무 진지하게, 즐겁게 하는 모습입니다.
3,4학년 여자 아이들은 교무실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서 비를 피하며 진흙으로 소꿉놀이를 합니다. 맛있는 요리들이 가득합니다.
5학년 형님의 피아노 연주를 2학년 여자 아이들은 우러러보듯 옹기종기 모여 감상합니다. 비 오는 날의 피아노 연주와 그 진지하고 즐거운 감상...바라보는 사람도 흐뭇해집니다.
비오는 날의 꽃피는 학교의 풍경도 햇살이 가득한 날 만큼이나 행복해 보입니다.
 
봄님이 성큼성큼 다가오실 다음 주는 아이들이 어떤 모습을 펼쳐나갈지 궁금해집니다. 
 
* 2,3학년 부모님들께 부탁 말씀 드립니다.
- 아이들이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푹 잠을 못 잔 날은 하루 종일 몸이 늘어지고 힘들어 하는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잠을 푹 잔 날은 놀이도 수업도 모두 즐거운 모습입니다.
- 힘껏 걷기 구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이 금방 배고파합니다. 아침은 꼭 먹여서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시현아빠 12-03-03 22:38
 
시현이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좀 힘들어 하지만 재미있는 학교 갈 생각에 발딱 발딱 잘 일어나고 학교 생활도 즐거워 하고 편안해 하는 것 같아요. 열심히 놀았는지 밥도 엄청 많이 먹고 기분도 좋은 듯 해요. 마음 놓고 보낼 수 있는 학교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입학 후 첫주라 모두들 적응하느라 애쓰셨네요. 감사합니다 ^^
정승지(훈운) 12-03-05 12:46
 
생생한 학교 소식 고맙습니다, 선생님. 어디에서 많은 본 듯한 얼굴도 보이니 반갑네요. ^^ 봄과 함께 학교에도 햇병아리들이 와서 학교가 더 환해진 것 같아요. 1학년을 환영합니다~~
신승진(영민부) 12-03-09 00:41
 
아~~~  저도 어릴적 논바닥에서 놀던 시절이 그립네요..
잘하면 미꾸라지도 잡을수 있었는데...
     
대전교사회 12-03-09 19:23
 
아버님~ 오늘 바깥공부때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양호반, 물에 젖은 아이 긴급 대책 위원회, 뒤쳐지는 아이들까지 모두 담당하셔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아버님의 자리가 참 큰 바깥공부였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