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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4-06 22:28
초등 아이들 4월 첫째 주 지낸 이야기(춘분, 청명)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530  















 
2012년 4월 2일 월요일(춘분 14일째)
흐린 하늘 아래, 아직도 싸늘한 기운이 돕니다.
꽃샘추위, 아직도 겨울은 아쉬움이 많은가 봅니다.
앙상한 가지 끝에는 연둣빛이 감돌고 있고, 그 빛깔을 바라보면 뿌옇게 흐린 하늘에 밝은 봄기운이 어려 있습니다.
노오란 생강꽃, 산수유, 개나리...첫 봄을 알리는 꽃은 노란색이 많습니다.
 
아침 열기하는 곳에 다가가니 기계음이 산을 울리고 있습니다.
건너편 산을 벌거숭이로 만들었던 것도 마음이 저린데, 아침 열기 하는 곳의 하늘 향해 두팔 벌린 나무들도 베어지고 있었습니다.
 
점심에는 잔뜩 비를 머금은 하늘 아래, 따뜻한 봄기운이 흐릅니다.
2, 4, 5학년 남자 아이들이 박명수 선생님과 진흙 던지기를 합니다.
이제 학년을 섞어 편을 가릅니다. 앞으로 돌격하다보니 어느 새 박명수 선생님이 한 바퀴 돌아 뒤를 치고 들어오십니다.
아이들의 진흙 던지는 모습도 나날이 발전합니다.
1, 2, 3학년이 어우러져 논에서는 무언가를 만듭니다.
가만히 가서 보니 댐을 쌓아 물을 가두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삽까지 빌려와 제법 손놀림도 바쁩니다.
논에 가득한 올챙이들을 둑 안에 넣습니다.
무언가에 빠져 있는 아이들의 진지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표정을 바라보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돕니다.
1학년 여자 아이들이 3, 4학년 여자 아이들과 원두막에 모였습니다.
언니들이 안아주기도 하고 업어주기도 합니다.
언니들과 어우러져 몸으로 뒹굴며 놉니다.
웃음소리가 학교 밖으로 울려 퍼지며 끊이질 않습니다.
1학년끼리만 놀다가 오늘은 언니들의 품에서 점심시간을 보냅니다.
동생들을 바라보는 언니들의 눈빛도 따뜻합니다.
오후에는 봄비가 촉촉이 내립니다.
 
2012년 4월 3일 화요일(춘분 15일째)
시린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입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바람을 맞으며 힘껏 걸어서 올라갑니다.
우산을 놓쳐 우산을 주우러 간 친구도 있습니다.
아침 열기 장소에 올라가니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이 뒤집어지기도 하고 우산을 들고 서 있기조차 힘들어 아침 열기는 학교에서 하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한 쪽에서는 비가 오고 저 쪽 산에서는 눈이 오는 이색 풍경도 펼쳐집니다.
 
점심시간에 비가 부슬부슬 오자, 쉬는 방에서 1학년과 3, 4학년 아이들이 양말 벗기기 놀이를 합니다.
별별 놀이를 다 만들어내는 재주를 가진 아이들입니다.
4,5학년 남자 아이들은 오리 산책을 시키고 오리장으로 몰고 가 문을 걸고 안도의 숨을 쉽니다.
2, 3학년은 논과 개울을 따라 탐험놀이를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2학년 몇 명은 오늘따라 겨울기운이 감돌아 차디찬 물 속으로 다이빙을 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차마 말리지도 따라하지도 못 합니다.
오후 새 시간에 수공예 수업이 있었는데 종 치기 전에 말끔하게 옷 갈아입고 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1년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정말 훌쩍 자라 스스로 잘 해 나가는 모습에 흐뭇해집니다.
아무 일 없는 듯 수업 준비한 모습에, 옛일이 떠올라 웃음 짓게 됩니다.
1학년 때만 해도 시시 때때로 옷이 젖고 진흙에 빠져 와서 오후 수업 시간 시작할 때가 넘어서까지 옷 갈아입으면서 교실을 제 2의 놀이터로 만들어 버렸었습니다.
비가 그치자 2, 3, 5학년 여자 아이들이 논으로 달려갑니다.
올챙이와 도롱뇽 알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햇님이 이 아이들에게 환히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풍경은 봄날인 듯 보이지만 바람은 시리기만 합니다.
눈과 비, 바람, 햇살, 구름...계절을 넘나드는 신기한 하루였습니다.
 
2012년 4월 4일 수요일(청명 1일째)
먼 산에는 어제 내린 하얀 눈이 4월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푸른 하늘에 한가롭게 떠가는 하얀 구름에 바람은 아직 겨울의 손끝이 묻어납니다.
학교로 들어서는 길목에 개나리가 노란 꽃잎을 살며시 펼칩니다.
학교에 들어서면 바람에 실린 매화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에 감돕니다.
 
햇살이 좋은 점심시간에는 2, 5학년 여자 아이들은 모래 놀이터에서 철봉도 하고 평균대도 합니다.
한가로이 흩어졌다 모였다 하면서 봄볕을 가득 받고 놉니다.
개구쟁이 2학년 남자 아이들은 어제 내린 비로 논에 고인 빗물이 온천처럼 따뜻하다며 온천물에 몸 담그듯 내복만 입고 몸을 푹 담그고 놉니다.
그리고 논을 첨벙거리며 달리기 시합도 해 보았다가 뒹굴어도 봅니다.
자연에 완전 동화된 모습입니다. 입가에 웃음이 돌면서 카메라 셔터를 자꾸만 누르게 됩니다.
그리고 개울물은 냉탕이라면서 어제에 이어 또 다이빙을 합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스스로도 모르게 냉온욕을 하고 있습니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소리를 따라가 봅니다.
박명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버들피리를 만들어 주십니다.
소리도 가지각색입니다.
어느 새 함께 합주를 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만난 아이들에게 '저쪽에 버들피리가 있네요.' 하면 어느 새 달음박질을 해서 박명수 선생님께로 갑니다.
봄바람에 실려 오는 버들피리 소리가 정겨운 하루입니다.
 
2012년 4월 5일 목요일(청명 2일째)
파란 하늘이 드리우고 조금은 시리지만 바람도 불어오는 화창한 아침입니다.
오늘 따라 차들이 학교 주변에 많이 주차가 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니 동네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꽃상여가 놓여 있었습니다.
차도 사람도 많아 힘껏 걷기 후 안전을 위해 한 줄로 서서 걸었습니다.
아이들은 요즘은 보기 어려운 꽃상여를 보았습니다.
 
식목일과 한식인 날입니다.
1, 2, 3학년은 얼 시간에 각각 자신의 학년 나무를 심었습니다.
1학년은 사과나무, 2학년은 앵두나무, 3학년은 왕자두나무를 함께 삽으로 구덩이를 파고 흙을 넣고 물을 주고 다함께 손을 잡고 축복하며 축복의 노래와 축복의 말도 해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무가 생겨서 좋아하며 “앵두야 많이 열려라!” 하기도 했습니다.
수료한 이후에는 동생들에게 형님들을 생각하며 사과, 앵두, 왕자두를 먹을 수 있는 선물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찾아와서 함께 먹겠다고 합니다.
 
화창한 점심시간에 모래 놀이터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2학년 남자아이들은 논에서 성을 쌓고 있습니다. 구멍도 만들어 물이 통하게도 합니다.
4, 5학년 형님들은 어디서 전쟁놀이를 했는지 긴 대나무를 들고 다닙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로 들어서는 길 옆 논에서 도롱뇽알과 함께 놉니다.
꼬불꼬불한 투명 집안에서 검은 점이었던 것이 꼬물대며 자라고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며 한 개씩 빼내기도 합니다.
그러다 논에 발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즐겁습니다.
오늘은 3학년도 모두 논에서 놉니다.
학년 구분도 없이 한데 어울려 자연의 일부가 된 듯 자연 속으로 빠져드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그래서 늘 점심시간이 짧다고 느끼나봅니다.
남자 아이들 중에는 점심을 조금 먹고 많이 노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2012년 4월 6일 목요일(청명 3일째)
푸른 하늘과 환하게 비추는 햇님에도 바람은 아직도 겨울 기운이 감도는 듯합니다.
학교로 들어서는 길에는 노란 빛 개나리가 어제보다 더 많이 피어나 환하게 아이들을 맞이합니다.
금요일마다 전교생이 어울려 한판 놀아보는 강강술래는 아이들이 일주일동안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우리 선조들의 생활이 묻어나는 강강술래를 하고 나면 아이들은 얼굴이 더욱 더 봄을 닮은 듯 환하게 빛납니다.
하나가 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소방안전교육을 받으러 공주 소방서에 다녀와 꿀맛같은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또 밖으로 달려 나갑니다.
여자 아이들은 삼삼오오 학교주변을 다니기도 하고, 이제 돋아나는 작은 싹들 사이로 ‘셔요셔요(수영)’를 찾아 입안에 넣고는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선생님 입에도 넣어줍니다. 행복의 기운이 아이들의 손을 타고 교사의 입 안으로도 전해집니다.
오리장에는 5학년 형님들이 오리 산책을 시키려고 오리를 오리장 밖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오리가 말을 듣지 않자 한 마리씩 안아서 밖으로 나옵니다.
이번 주는 논에 모이는 아이들 수가 점점 더 많아집니다.
저학년은 올챙이, 도롱뇽 알을 만지기도 하고 바라보기도 하면서 논을 가로지르며 첨벙거리기도 합니다.
4, 5학년 남자 아이들은 또 새로운 놀이를 찾았습니다.
논둑에 서서 억새 줄기 던지기 놀이를 합니다. 잘 조준을 하여 멀리 던지면, 포물선을 그리며 질퍽한 논에 멋지게 박힙니다.
누가 멀리 던져 박히는지 보면서 서로 칭찬해주기도 합니다.
2학년 남자 아이들도 형님들 틈에서 따라 해 봅니다.
형님처럼 멋지게 되지는 않지만 즐겁게 놀이를 즐깁니다.
 
이번 주는 4월인데도 다시 겨울이 오는 듯 아침은 쌀쌀한 바람이 불고 오후에도 바람은 강하게 불었습니다.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분다지만 유난히도 시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한 주였습니다.
하지만 은은한 꽃향기와 함께 봄님은 그 바람 사이로 오십니다.
 

정승지(훈운) 12-04-08 16:37
 
지난 주는 정말 바람이 차더라구요. '그 바람 사이로 오시는 봄님', 어여 발걸음 재촉하시옵소서. ^^ 냉온욕을 발견해내다니 정말 대단한데요. 크. 일학년 안아 주는 우리 언니야들이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