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꽃피는 사랑방/알콩달콩 이야기
 
 
작성일 : 12-04-27 23:40
초등 아이들 4월 넷째 주 지낸 이야기(곡우)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370  

 

 

 

 

 

 

 

 

 

 

 

2012년 4월 23일 월요일(곡우 4일째)
학교로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히 끼어 연둣빛을 감아 돌며 더욱 신비로운 봄빛을 더 해줍니다.
주말 사이에 내린 비로 꽃비가 되어 떨어진 꽃잎들이 학교 여기 저기에 가득합니다.
떨어진 꽃자리엔 연초록 아기잎들이 가득 돋아나고 있습니다.
 
아침에 약간 쌀쌀한 기운을 걷어내는 햇님이 햇살을 가득 내리면서 아이들은 점심을 먹은 뒤에 한가로이 봄햇살을 즐깁니다.
1, 2, 3학년은 논 여기저기에서 올챙이를 손으로 잡았다가 다시 놓아주기도 하고, 댐을 쌓아 보기도 합니다.
4학년 여자 아이들은 박명수 선생님이 새로 손보신 그네를 타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4, 5학년은 몬시간에 다 하지 못한 수공부를 교실 앞 평상에서 봄볕을 가득 받으면 하고 운동장 여기저기에서 돌축구를 하기도 합니다.
 
2012년 4월 24일 화요일(곡우 5일째)
연둣빛 폭신폭신하게 부풀은 산 위로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후가 될수록 여름날같이 뜨거운 햇살이 아이들 머리 위로 쏟아집니다.
 
아이들은 반팔차림으로 즐거운 듯 자신들의 놀이에 빠집니다.
화요일마다 공을 가지고 놀 수 있는데,
4, 5학년은 운동장에서 야구를 합니다.
남자 아이들이 여자 아이들에게 규칙들을 가르쳐 주며 함께 하는 모습이 오누이처럼 정답습니다.
2학년 남자 아이들은 연초록빛 논구장(논으로 된 잔디구장?)에서 박명수 선생님과 함께 축구를 합니다.
땀 흘리며 뛰는 모습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3학년 남자 아이들은 공으로 하는 축구 대신 돌과 구슬공으로 돌축구를 합니다.
축구도 꽃피는 학교에 오면 저마다의 색깔로 꽃 피어나나 봅니다.
1, 2, 3학년은 여전히 논에서 놀고 있습니다.
논과 친하지 않던 아이들도 어느 새 질퍽질퍽하고 보드라운 논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1학년도 논에서 똘똘 뭉쳐 놀기도 하고 형님들과 놀기도 합니다.
 
2012년 4월 25일 수요일(곡우 6일째)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니 빗줄기가 굵어집니다.
남아 있던 꽃잎이 꽃비가 되어 내립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 속에도 2학년 남자 아이들은 점심을 얼른 먹고 논으로 달려갑니다.
억새 줄기로 형님들이 하던 던지기를 합니다.
멋지게 던지면 질퍽한 논에 꽂힙니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가 됩니다.
 
매월 25일마다 학교에서는 "오! 풀빛나래'의 행사로 아나바다를 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가서는 잘 쓰일 수 있는 물건들을 가져와 서로 나누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서로의 가방 안에 물건들을 궁금해 합니다.
점심을 얼른 먹은 후 모두가 쉬는방에 모여 서로 물건을 나눕니다.
논에서 놀던 2학년들도 어느 새 쉬는방으로 모입니다.
하나의 물건을 동시에 여러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할 때, 형님들이 동생들에게 양보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집안 한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물건들이 꼭 필요한 곳으로 갑니다.
집에 돌아갈 때 물건이 새로운 아이들의 손에 들려 갑니다.
아이들은 마치 보물을 얻은 듯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2012년 4월 26일 목요일(곡우 7일째)
전날에 종일 비가 내렸지만 봄빛 여행을 가는 아침은 눈부시게 햇살이 번집니다.
아이들의 빛여행을 축복하는 듯 멋진 날입니다.
 
아침부터 등 뒤에, 손에 가득 짐을 가지고 버스에 타는 아이들의 얼굴이 환합니다.
저녁에 자신들이 할 요리로 들떠 있습니다.
1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보은 분저리 녹색마을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아침열기를 합니다.
저마다 흩어져 놀다가 딸기와 서진이네서 보내주신 증편을 맛있게 먹습니다.
발야구, 피구, 깡차(깡통차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등 여기 저기 무리 지어 놉니다.
 
아이들은 점심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간식 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픈가 봅니다.
학교에서 못다한 공놀이를 실컷 하고 선생님을 따라 주변을 산책도 해 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저녁 시간입니다.
얼, 몬, 새, 온 그루가 바쁘게 저녁 준비를 합니다.
아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음식 냄새가 여기 저기에서 피어오릅니다.
여기 저기에서 칼로 재료를 썰고, 썬 재료를 볶고 계란도 부치고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김치볶음밥을 한 그루는 벌써 먹는데 아직도 재료도 다 썰지 못한 그루도 있습니다.
스스로도 대견스러워 하며 예쁜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케첩으로 예쁘게 장식을 하고 맛있다며 선생님들께도 드립니다.
채소를 정성껏 썰어 야채볶음밥을 하여 나누어 먹는 그루도 있습니다.
제일 늦게 오므라이스를 한 그루는 마음이 바쁩니다.
다른 그루는 다 먹고 치울 즈음 완성된 저녁을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감격하며 먹습니다.
다른 그루에서도 와서 시식을 합니다.
다음날 돌아보기를 할 때 뺏아 먹은 밥이 제일 맛있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박명수선생님께로 아이들이 붙습니다.
꽃피는 아이들은 다 아는 일명 "귀신놀이"입니다.
1학년은 잘 모르지만 빛여행 몇 번 가면 아이들이 저녁 먹은 후 시간을 기다립니다.
박명수 선생님께로 주렁주렁 아이들이 매달립니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여기저기 달리시다가 아이들을 따돌리고 사라집니다.
어스름이 내리고 어둑해진 길 사이로 "박명수 선생님을 찾아라" 하며 여기 저기로 아이들이 뜁니다.
어디선가 선생님의 휘파람 소리가 들리면 "저기다"하며 몰려 갑니다.
소리만 들릴 뿐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며 나타났다 사라지시는 신출귀몰한 박명수 선생님...
아이들은 어느 새 폐가에 이르러 있습니다.
들어가기를 주저하고 있는 아이들...
어느 새 폐가에서 나온 박명수 선생님은 아이들을 피해 또 뛰십니다.
이렇게 따돌리고 쫓는 숨박꼭질에 계속 됩니다.
이렇게 뛰면서 아이들은 혹 귀신이 나오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기도 하지만,
같이 있는 친구, 형님들을 위안 삼아 열심히 뜁니다.
아이들을 일찍 푹~ 자게 하려는 선생님의 배려(?)에도 그렇게 한참을 땀 흘리고 뛴 아이들은 쉽게  잠이 들진 않습니다.
방마다 이런 저런 놀이를 한 후에야 비로소 잠이 듭니다.
 
2012년 4월 27일 금요일(곡우 8일째)
아침에 일찍 눈을 뜬 아이들...
아침열기를 하며 봄날의 싱그런 내음이 가득한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왔음에도 힘이 없습니다.
배가 고파서 랍니다.
전날 남은 누룽지를 끓여 준비한 아침을 꿀맛같이 먹습니다.
정말 맛있다며 감격을 하기도 합니다. 시장이 반찬인가 봅니다.
여러 그릇을 먹고 밥도 더 먹습니다.
이제 힘이 좀 나나 봅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발야구를 합니다.
아이들 대 선생님과 아이들이 섞인 편으로 나누었는데 아이들만 있는 팀이 압도적으로 앞서 갑니다.
규칙을 잘 모르는 여자 아이들이나 저학년은 형님들에게 가르침을 받기도 하고 옥신각신 하기도 합니다.
오랫만에 선생님들과 함께 하여 더 즐거운 듯 합니다.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함성을 지르고 열심히 뛰십니다.
 
점심도 먹고 남은 밥으로 선생님들이 싸신 미니김밥도 개눈 감추 듯 먹습니다.
그루별로 평화놀이를 하고 빵과 떡으로 간식을 먹고 나기를 합니다.
 
별 사고없이 신나게 논 봄빛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이 요리도 하여 아이들 스스로도 더욱 뿌듯한 여행이었습니다.
 
일주일간의 짧은 방학동안 더욱 푸르러질 아이들 모습을 기다려 봅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배움 여는 주 맞기를 바랍니다.
 
 
 
 

대전교사회 12-04-27 23:42
 
봄빛 여행 사진은 사진첩에 더 담아두겠습니다.
전애란 12-04-28 00:58
 
5학년 담임으로써 그루를 이끌면서 음식을 만드는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함께 캠핑에 가서 요리를 해 먹는 시간을 갖고 싶기도 했습니다. 정말 많이 자랐네요^^~*
신승진(영민부) 12-05-06 21:38
 
야구장도 있고,, 축구장도 있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