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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8-31 23:43
초등 아이들 8월 다섯째 주 지낸 이야기(처서)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173  












2012년 8월 27일 월요일(처서5일째)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배움 여는 날입니다.
바람도 솔솔 불지만 아직은 뜨거운 햇님이 푸른 들과 산에 내리쬡니다.
 
긴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학교에 왔습니다.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되자 대부분 자연의 품에 안깁니다.
2, 4, 5학년 남자 아이들은 논에 벼를 심지 않아 풀들이 우거진 사이에서 숨박꼭질을 합니다.
풀 속에 있으면 서로 잘 안 보이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니 까만 머리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게 보입니다.
(사진으로 찍었으면 정말 예뻤을텐데 이 날은 아쉽게도 사진이 없습니다.)
4학년 여자들은 흙과 미국자리공 열매로 소꿉놀이를 합니다. 붉은 색이 도는 것이 먹음직스럽습니다.
2, 5학년 여자들은 운동장에서 흙놀이를 하고 1학년들은 교실에서 놉니다.
3학년들은 산책을 하며 이제 막 익기 시작하는 밤줍기를 합니다.
연두빛 따금한 가시 속에 풋밤이 맛이 좋답니다.
 
2012년 8월 28일 화요일(처서6일째)
태풍 볼라벤의 영향권에 들어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임시 휴교 하였습니다.
 
2012년 8월 29일 수요일(처서7일째)
전날 언제 태풍이 불었냐는 듯이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가고 날도 후덥지근 합니다.
전날의 태풍의 영향으로 전기줄이 길을 막아 버스가 못 들어와 아이들은 대한칠판부터 학교까지 걸어왔습니다.
그래서 힘껏걷기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전학년이 풀을 뽑고 거름을 날라 땅을 일구고 배추 모종을 심고 무씨를 뿌렸습니다.
벌써 김장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4, 5학년 남자들은 논과 개울을 돌며 자신을 보호하는 막대기 한 개씩을 들고 탐험놀이를 합니다.
2, 3학년과 4학년 여자들은 바람에 떨어진 밤을 두 발로 까서 함께 모아 서로 똑같이 나누기도 하고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교사의 입에도 넣어주기도 하는데 풋밤이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더 맛있습니다.
꽃피는학교의 아이들은 밤까기 선수들입니다.
가시돋힌 밤송이 속에서 발로 밤을 빼내서 매끈한 껍질을 까고 그리고 속껍질도 순식간에 잘 깝니다.
밤가위나 칼 없이도 어쩜 그리 잘 까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1학년은 오늘도 교실에서 놉니다.
 
2012년 8월 30일 목요일(처서8일째) 
아침부터 뿌연 하늘에서 주룩주룩 비님이 오십니다.
우산을 쓰고 비 사이로 힘껏걷기를 합니다.
힘껏걷기를 하며 올라가면서 보니 화요일의 태풍의 영향으로 곳곳에 초록잎 가득한 키 큰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습니다.
마치 탐험을 하듯이 쓰러진 나무를 넘어 힘껏 걷기를 합니다.
아침열기 장소에 가니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아침열기를 학교에서 하기로 하고 서둘러 내려옵니다.
아침부터 젖은 옷을 갈아입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학년, 고학년 모두 여벌옷은 필요합니다.*^^*)
 
하루종일 비가 와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학교 안에서 놉니다.
4, 5학년들은 요즘 '등찍기'란 놀이를 합니다.
상대방의 등을 손으로 찍는 놀이랍니다. 등을 안 보이려고 벽에 붙어다니기도 합니다.
3학년은 교실에서 블럭놀이를 하고, 2학년은 산가지놀이, 인형놀이, 블럭놀이 등을 합니다.
1학년은 교실에서 자연이 준 놀이감으로 자유롭게 놉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아이들은 안에서도 잘 놉니다.
 
2012년 8월 31일 금요일(처서9일째)
전날은 개울물이 불어나 세차게 흐르고 하루종일 비가 오더니,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날, 마을을 푸르게 하는 '마을평화놀이'를 하였습니다.
3, 4, 5학년 형님들은 대한칠판에서부터 올라오며 마을의 쓰레기들을 줍고 1, 2학년 아우들은 저수지부터 학교주변을 깨끗이 하였습니다.
전날 세차게 내렸던 비로 인해 평소보다는 쓰레기는 적었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서 거위떼들도 만나고 비에 쓸려 내려온 쓰레기도 줍는 등 보람된 일을 하였습니다. 
 
요즘 밤 줍기에 푹 빠진 아이들은 오늘도 밤을 주워 함께 모읍니다. 그런 후에 다시 나눕니다.
밤을 가지고 축구를 하기도 합니다.
4, 5학년 남자 아이들을 개울을 탐험하기도 하고 불어난 개울물을 돌로 막아 둑을 쌓기도 합니다.
눈 부신 하늘 아래 아이들도 빛나는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이번 주는 날씨가 널뛰는 듯 변화무쌍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은 변함없이 그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잘 지냅니다.
배움 여는 주, 아이들이 학교 품으로 돌아오고 금방 익숙해지기 시작합니다.
 
다음주에는 가을이 성큼 다가오겠지요.

정승지(훈운) 12-09-19 10:47
 
다시 아이들이 자연의 품으로 돌아 갔네요. 얼굴이 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