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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0 22:27
유치원 아이들 청명 주간 지낸 이야기 (2011.4.4~4.8)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708  

2011년 4월 4일 달 날

새 아침이 왔다고 삘릴리 쫑쫑쫑 새들이 노래를 부릅니다. 나무와 풀들은 새싹과 꽃을 피우느라 열심이고 동물들은 아가를 낳고 기르는 계절인가 봅니다.
며칠 새 새들의 노랫소리가 점점 더 우렁차 집니다. 마암리 고양이들은 아가를 밴 몸으로 덤불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고 아이들은 냇가 덤불속에서 아기 고양이 소리를 들었다고 하네요.
오늘도 아이들은 집짓기 놀이를 합니다. 동하는 열심히 달팽이끈을 기둥과 교구장에 묶으며 거미줄처럼 연결을 하더니 “이거 전깃줄이예요.”합니다. 유선이는 깡총토끼, 조안이는 고양이, 민교는 씨뿌리는 강아지가 되어 잠도 자고, 밥도 먹고, 아플 시간이라며 누워 있기도 합니다. 동인이와 동진이는 속닥속닥 이야기도 하고 팽이도 돌립니다. 그리고 동진이는 처음으로 주말에 “뺑이 돌렸어요.”라며 지냈던 이야기를 합니다. 남자 아이들 대부분은 지낸 이야기를 하지 않고 특히 쌍둥이들은 부끄러워하며 공만 옆으로 얼른 전달해주었었는데 참 놀라운 발전입니다. 조안이는 빨리 쇠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오늘부터 엄마가 출근을 하셔서 동생 조인이가 할머니 댁에서 지낸고 쇠날에 온다고 합니다.
바깥으로 나들이를 나가서 풀밭에서 뛰어놀다 오리와 닭들이 낳아준 계란과 오리알도 먹고 효소차도 마십니다. 아이들은 셔요셔요(수영)를 찾아 뜯어먹기도 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일군 텃밭에 상추 모종을 옮겨 심습니다. 그리고 이랑도 만들고 밭에서 골라낸 큰 돌로 울타리를 만들어 주니 제법 밭 모양을 갖춘 듯 보입니다.

2011년 4월 5일 불 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마암리 갈아 논 논들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들판 여기저기에 노란, 분홍, 보라빛의 꽃들이 피어나는 맑은 청명의 아침입니다.
민교는 유치원에 들어오자마자 양말을 벗어놓고 어디선가 날아온 파리를 보며 “파리가 유치원에 놀러왔어요.” 합니다. 오늘도 모두들 집을 짓는 놀이를 합니다. 유선이와 조안이는 약을 만들어 먹고, 동인이와 동진이는 팽이와 냄비 뚜껑이 오늘은 비행기가 되어 날아다닙니다. 동하와 민교는 마루에 나가 몸놀이를 합니다.
아침열기와 요가를 하고 간식을 싸서 나들이를 갑니다. 텃밭에 배추, 시금치, 쑥갓, 파 씨를 뿌리고 간식을 먹습니다. “아~ 일하고 먹는 간식은 꿀맛이다.”하고 선생님이 말하니까 민교가
“아! 놀고 먹는 간식은 꿀맛이다.” 합니다. 하하~~
매일 그네만 타며 깔깔깔 신이 났던 조안이와 유선이가 오늘은 남자 아이들은 따라 냇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닙니다.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새들의 지저귐 사이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이야기 소리가 참 평화로운 봄날입니다.

2011년 4월 6일 물 날
드디어 학교 주변에도 생강나무 꽃이 피었습니다. 개나리꽃은 더욱 활짝 피어나고 매화꽃향기가 운동장을 그득 채우는 아침입니다. 그래도 아직 논 한가운데는 살얼음이 얼어 있네요. 유선이는 파일을 넘기다가 투명비닐을 살얼음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진홍 언니에게 허락을 받아 매화꽃 몇 송이를 솎아 매화꽃차를 마십니다.
매화의 향기가 입속으로 들어오니 몸속에 매화꽃이 피겠다며 좋아합니다. 꽃도 먹어 보더니 너무 쓰다고 하네요. 꽃 향이 너무 진해지니 쓴 맛이 났나 봅니다.
놀이시간. 동하는 유치원 전체에 달팽이 끈으로 거미줄을 만들고 민교와 거미가 되어 돌아다닙니다. 유선이와 조안이는 인형 네 개를 눕혀 놓고 말도 마구간에 세워두고 살림살이를 차렸습니다. 그리고는 연극을 보여줍니다. 쌍둥이는 냄비 뚜껑에 구슬을 넣고 한 층 발전된 팽이 돌리기를 합니다. 그러다가 다양한 전화기로 전화 거는 놀이를 합니다. 달팽이끈, 천,팽이가 오늘은 전화기가 되었네요. 그리고 유치원 한쪽에선 봄빛을 도화지 위에서 만납니다.
오늘도 간식은 나들이 나가서 먹기로 하고 삽을 하나씩 들고 논으로 갑니다. 논을 갈아 엎을 계획이었지만 땅이 너무 딱딱해 비온 뒤에 하기로 합니다.  민교와 동하는 각각 나무에 올라가 모자를 뒤집어 걸어 놓고 내려옵니다. 새둥지라고 하네요. 달콤한 당근과 시원한 토마토를 먹고 아이들은 또 간식을 찾으러 들판으로 날아갑니다. 자연이 주는 봄 간식은 셔요셔요와 꽃다지입니다. 언니, 오빠들이 쌍둥이를 데리고 다니며 꽃다지와 셔요셔요를 가르쳐주고 올망졸망 모여앉아 간식을 따 먹습니다. 조금이라도 가파른 내리막이 나오면
 “동인이 동진이는 여기서 기다리세요. 누나가 도와줄께요.” 하며 안내를 하면
 “네~~”하고 쌍둥이가 대답합니다. 유선이는 엉덩이 미끄럼으로 먼저 내려가 쌍둥이를 한 명씩 붙잡아 줍니다.그러다가 자기 덩치만한 동생과 함께 주르르 미끄러지고 맙니다. 그래도 끝까지 동생을 도와주는 참 기특한 언니입니다. 잠시 뒤 조안이가 와서는 자기는 6살이고 제일 키가 크니까 제일 앞에 서서 탐험놀이를 가자고 합니다. 그 뒤를 유선이가 그리고 그 뒤를 동진, 동인이가 누나들 안내를 받으며 계곡을 건너고 풀숲을 헤치고 다닙니다. 간식도 풍부하고 놀아도 놀아도 새롭고 정겨운 꽃피는 봄 들판 풍경입니다.

2011년 4월 7일 나무 날
방사능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실감은 나지 않지만 메스컴에서 비 맞으면 큰일 난다고 하니 일단 바깥 나들이는 포기하고 체조도 숨쉬기만 하고 유치원으로 들어옵니다. 그래도 민교는 옆으로 삐딱하게 우산을 쓰고 이야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찐밤과 귤차를 마시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달팽이 끈으로 거미줄을 만들고, 인형과 소꿉들을 갖고 나와 연극 놀이를 하며 깔깔 웃고, 요리를 해 한 상 차렸다며 선생님께 대접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합니다. 할미꽃이 피면 할머니가 되고 도라지꽃이 피면 뒤돌아보며 장애물인 거미줄을 피해 몸을 움직입니다. 잔뜩 비를 맞은 나비가 들어오자 배를 만지고 털을 쓰다듬으며 나비를 걱정합니다.
어제 뜯은 쑥으로 만든 쑥 부침개도 맛나게 먹습니다. 하루 종일 내리는 봄비에 새싹들이 더욱 자라나겠지요?
질퍽이는 진흙탕에 못 나가도, 물웅덩이에서 첨벙이지 못해 아쉽긴 해도 언제 어디서건 따분하지 않고 즐겁게 노는 아이들이 참 신기합니다.

2011년 4월 8일 쇠 날
어제 밤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님이 환하게 웃는 아침입니다. 보슬보슬 내려온 봄비에 세상은 더욱 맑아졌습니다. 학봉리에 내려 옥선선생님댁으로 걸어갑니다. 불어난 시냇물이 힘차게 흘러가고 매화꽃이 환하게 웃고 노란 개나리가 담장에 활짝 피어났네요.
“파다”하며 아이들은 초록빛으로 자라난 파를 구경합니다.
햇살이 퍼지기를 기다리며 차와 간식을 먹고 악기도 연주해 봅니다. 쌍둥이는 쉴 새 없이 둘이 마주 앉아서 탬버린, 하모니카, 리코더, 캐스터네츠를 연주합니다. 조안이와 유선이는 카펫이 수영장이라며 소파에서 뛰어내리는 다이빙 놀이를 합니다. 민교와 동하는 놀이기구라며 현미 선생님께 물레방아를 태워 달라고 하고 공놀이도 합니다.
햇살이 퍼지자 드디어 산행을 시작합니다. 냇가에 물고기도 구경하고 약수도 마시고 보라,파랑, 하늘빛을 가진 현호색도 만납니다. 생강나무꽃과 매화꽃향기가 그윽한 산길을 지난달보다 더 힘차게 올라갑니다. 아이들은 지난달에 잠시 쉬었던 바위와 민교가 미끄러져 떨어졌던 바위, 점심을 먹었던 넙적바위, 미끄럼을 탔던 미끄럼 바위를 찾아냅니다.
동하가 산에 갈 땐, 막대기나 지팡이를 들고 가는 거라며 길고 곧은 막대기를 들고 다니니까 어느새 남자 아이들 손에 모두 막대기가 하나씩 들려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싸주신 간식과 밥을 한입씩 나눠 먹고 바위 미끄럼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탐험놀이, 감옥놀이를 하며 신나게 놀이를 합니다. 그러다 동인이는 피곤한지 눈을 비비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하산할 시간.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내려옵니다. 6명의 아이들 모두 날듯이 내려가니 어른이 쫓아가기가 힘이 들 정도입니다. 형님들을 쫓아가기가 버거웠던지 동인이가 “다 날려 버릴 거야~”라며 울다가 넘어지고, 넘어져서 또 웁니다. 그 모습을 보고 웃던 아이들을 모두 동인이 뒤에 따라오게 하고 냇가까지 내려가게 하자, 동인이도 아이들도 깔깔 웃으며 물에 발을 담그고 놀이를 합니다. 아직은 발이 시럽네요. 그래서 조금만 놀고 선생님댁에 가서 낮잠을 자고 간식을 먹습니다. 둥글게 모여 하루를 돌아보고 세 밤 자고 달 날에 만나자는 인사를 하고 나기를 합니다.
따스한 봄 햇살과 살랑이는 꽃내음이 함께 했던 4월의 먼 나들이였습니다.


조영미 11-04-11 02:59
 
  늘 기다려져요~ 이번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역시 즐겁네요...우리에게 사랑을 전해 주는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조미란(박조안) 11-04-11 08:31
 
  저두 유치원에서 놀고 싶어지네요.. 요가를 하고 온 날은 조안이가 집에서 옥선샘이 되어 이불 위에서 저에게 요가를 가르쳐 준답니다.
정은영(석환) 11-04-13 20:12
 
  유선이는 유치원은 꼭 가야된다고 합니다. 너무 즐거워하는 나머지 오빠도 마음이 유치원에 기웃거리는 것 같습니다
안성희 11-04-14 13:24
 
  언제나..맛깔스러운 글 고맙습니다.. 아이들 이야기를 도란도란을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  몸은 멀리있지만.. 마음은 마암리에 있네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