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꽃피는 사랑방/알콩달콩 이야기
 
 
작성일 : 12-11-18 11:20
초등 아이들 11월 셋째 주(입동) 지낸 이야기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302  

 

 

 

 

 

 

 

 

 

 

2012년 11월12일 월요일(입동6일째)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시린 바람에 낙엽이 우수 떨어져 학교 가는 길을 알록달록 물들입니다.
 
입동이 지나면서 차가워진 바람에도 아이들은 햇살을 벗 삼아 점심시간에 무리를 지어 놉니다. 2, 3학년은 운동장에서 창자를 하고 2,4학년 남자 아이들 몇 멍은 박명수 선생님과 칡을 캡니다. 4학년 여자들은 뻐꾸기란 놀이를 합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술래 뻐꾸기만 눈을 뜨고 나머지는 눈을 감고 자기 둥지에 앉아 있으면 뻐꾸기가 몰래 알(돌멩이)을 넣는 놀이입니다. 4, 5학년들은 막대기 하나씩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산책을 합니다.
 
2012년 11월13일 화요일(입동7일째)
마티 터널 전에는 햇살이 가득하더니 터널을 지나니 비가 내립니다. 아이들이 우산이 준비되지 않아 힘껏 걷기는 쉽니다. 해가 나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우박이 내리기도 합니다.
그 속에 눈이 섞이기도 하여 이 날 첫눈을 보았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다행히 점심시간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1학년은 원두막에서 2학년 남자들과 3학년들은 냇가에서 배를 타고 놉니다. 모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기도 합니다.
2학년 여자들과 남자 몇 명은 운동장에서 몸을 부딪치며 창자를 합니다.
4, 5학년들이 대전 창의(가칭)센터 건립을 위한 포럼에서 우리 아이들이 공연을 하기 위해 이른 점심을 먹고 대전광역시 교육청으로 가서 학교가 허전합니다.
하루 종일 햇님이 나왔다 다시 천둥, 번개를 비와 우박이 내려서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신기해 한 날입니다.
 
2012년 11월14일 수요일(입동8일째)
힘껏 걷기를 하다 보니 이슬비처럼 비가 조금씩 내리다가 학교에 다가오니 눈으로 바뀌었습니다. 전날 내린 눈을 첫눈이라 하는 아이도 있고 이 날 내린 눈을 첫눈이라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신이 나서 아이들이 강아지마냥 뛰어다닙니다.
 
2학년들은 냇가에서 배를 타기도 하고 모래 놀이터에서 모래로 개구리 수영장을 만들어 배 타다 잡은 개구리를 넣어줍니다. 1학년은 박명수 선생님을 따라 가서 감을 따 와서 잘 익은 감을 환한 미소를 가득 안고 먹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피아노에 모여 피아노를 함께 치기도 하고 형님의 연주를 감상하기도 합니다.
 
2012년 11월15일 목요일(입동9일째)
겨울학기부터는 충남 과학고 앞에서부터 마을을 지나 논길을 따라 절기의 정취를 물씬 느끼면서 걸어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하얀 서리가 내려 초록 풀들 위에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벼를 다 베어낸 논에는 얇게 얼음이 얼었습니다. 힘껏 걷기 하다 1,2학년들은 이 얇은 얼음을 떼어 내어 마치 보물을 얻은 양 함박웃음을 웃습니다. 계절이 그대로 아이들 몸으로 녹아들어갑니다.
 
2학년 여자 몇 명과 3학년 여자 아이들이 냇가에서 뱃놀이를 합니다. 기우뚱 거리며 빠지기도 하고 몸을 옮기며 앞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여벌옷은 꼭 필요합니다.^^
2, 4, 5학년들은 학교 위 주차장에서 마른 풀 줄기를 꺾어 전쟁놀이를 합니다. 2, 5학년 여자들은 친구들의 옷에 붙은 도깨비바늘을 뜯어 주기도 하면서 주차장 위쪽 절벽(아이들 표현)에서 놉니다.
1학년과 3학년 여자들은 박명수 선생님을 따라 칡을 캐러 갔습니다. 우리의 박명수 선생님 아이들을 위해서 점심시간에도 쉬지 않습니다. 더 바빠지십니다.^^
 
2012년 11월 16일 금요일(입동 10일째)
햇님이 구름 뒤에 숨고 시린 바람에 장갑을 끼고 온 아이들이 많습니다. 논에도 오늘도 얼음이 얼어 아이들은 그걸 떼어 내느라 논 여기저기를 다닙니다.
 
얼시간에는 전교생이 다 모여서 추운 날에 어깨를 펴고 신나게 강강술래를 하고 함께 현미찹쌀로 밥을 지어 떡메를 치며 인절미를 만듭니다. 형님들이 떡메를 잘 치면 동생들이 환성을 지릅니다. 역시 형님들은 떡집을 차려도 될 만큼 떡메 치는 실력이 보통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선생님들도 해보시라고 선생님을 외치는 바람에 선생님도 있는 힘껏 떡메를 칩니다. 칠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 소리에 힘이 불끈불끈 솟아오릅니다. 참 행복하고 따뜻하고 정겨운 풍경입니다.
 
1학년은 모래 놀이터에서 사이좋게 모여 모래 놀이를 합니다. 2학년 남자 아이들은 그 옆에서 그네도 탑니다.
2, 5학년 여자들은 전날과 같은 놀이를 하고 4, 5학년 남자들도 전날처럼 전쟁놀이를 합니다.
 
함께 떡메를 쳐서 콩고물로 분을 바른 인절미를 먹으면서 한 주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맛은 아이들 표현으로 밥맛(현미찹쌀밥맛이겠지요.^^)이라고 합니다.
 
날씨는 점점 겨울 속으로 들어가는 듯 시리고 차가워지지만 우리들 마음은 점저 따뜻해지는 한 주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더 많은 곱디고운 색의 잎들이 떨어지고 빛깔도 바래지겠지만 마음만은 더 따뜻해지기를 바랍니다.

정승지(훈운) 12-11-26 16:08
 
항상 아이들 곁에서 달리고 계시는 '우리의 박명수 선생님', 고맙습니다. ^^ 밥맛인 인절미맛을 못 보아 안타깝네요. 홍. 정말 따뜻한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