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꽃피는 사랑방/알콩달콩 이야기
 
 
작성일 : 11-04-17 23:39
유치원 아이들 청명 주간 지낸 이야기2 (2011.4.11~4.15)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920  


2011년 4월 11일 달 날 청명 7일째
아뿔사! 생강나무 노란빛이 어두운 누런빛으로 시들어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4일정도 지났을 뿐인데 정말 많이도 변해 있습니다. 산에는 연분홍빛 진달래가 웃고 있고, 개나리는 노란빛이 눈이 부시도록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운동장을 가득 매운 매화 향기. 매화꽃을 따다가 찻잔에 띄워 매화차를 마십니다.
오늘은 아침 들기 때부터 민교와 유선이가 짝이 되어 신나합니다. 랄랄라 하며 손을 잡고 몸을 흔들며 노래를 하고 걸어오는가 싶더니 점심때는 밥솥에 둘이서 머리를 넣고 누룽지와 밥풀을 긁어 먹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단짝들, 조안이와 동하가 “너희들은 사랑하는 사이 같다.” “둘이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동하는 민교에게 조안이는 유선이에게 한마디씩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 표현이 무척 자유로운 듯 합니다.
돌돌돌 흐르는 시냇물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그 사이를 뛰어다니는 민교와 동하, 냇가의 돌 위에 앉아 속닥속닥 담소를 나누는 동인이와 동진, 까르르 까르르 웃음꽃을 피우며 그네를 차는 조안이와 유선이.
바람은 매서웠지만 봄 햇살 덕에 춥지 않은 날. 저 멀리서 연두빛 나무들이 웃고 있는 날입니다.

2011년 4월 12일 불 날 청명 8일째
산 속 여기저기에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나고 들판은 들꽃 잔치, 나무엔 연두 빛 잎들이 돋아나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주는 청명주간입니다. 오늘은 삼동이들이 먼저 뛰어오고 6살 아이들이 세쌍둥이라며 손을 잡고 신나게 들기를 합니다.
매화꽃 띄워 향긋한 차를 마시고 민교가 가지고 온 단호박을 곁들입니다.
진달래가 피어나면 볍씨를 담글 시기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형님들과 볍씨를 씻으며 죽정이를 골라냅니다. 발 빠른 민교는 형님들 틈에 끼어 열심히 볍씨를 씨고 다른 아이들은 눈만 동그랗게 뜨고 구경을 합니다. 몇 번에 걸쳐 죽정이를 골라내고 뚜껑을 덮어 그늘진 곳에 놓아둡니다. 볍씨는 매일 깨끗한 물을 갈아주며 약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고 박명수 선생님께서 알려 주십니다. 그런데 유치원 아이들은 어느새 그네를 타느라 바쁘네요.
요가를 하고 나들이를 합니다. 당근과 시원한 효소차를 마시고 선생님들은 논을 갈아엎고 아이들은 탐험놀이를 합니다. 민교와 조안이는 녹차 맛 나는 꽃을 따러 냇가로 달려가고, 동인이와 동진이는 유선이와 동하를 따라 냇가 탐험을 다닙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심었던 씨앗들이 벌써 싹을 틔웠네요. 민교가 달려와 싹을 보더니 “귀엽다. 선생님도 귀엽지요? 새싹아 잘 잤니?” 하며 인사를 합니다. 그런 민교가 새싹보다 더 귀엽네요.^^ 조안이가 녹차 맛 나는 풀(알고 보니 봄까치풀꽃)을 들고 와 먹어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만 바람이 휙 불어 꽃잎이 날아가 버리네요. 조안이는 다시 꽃을 찾아와 맛을 보여줍니다. 고마운 조안이^^
나기 시간에는 동인이와 동진이도 지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고개를 숙이고 공을 뱅글뱅글 돌리면서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아빠와 놀았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동하와 민교는 서로 유선이 옆에 앉겠다고 자리다툼을 합니다. 그러더니 간식은 민교가 나기 때는 동하가 각각 유선이 옆에 앉자고 합의를 합니다.
오후 간식으로는 쑥을 넣은 쑥 수제비를 먹고 집으로 갑니다. 쑥 향이 그윽하게 퍼지는 수제비. 이제 쑥을 먹었으니 쑥쑥 자랄 거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2011년 4월 13일 물 날 청명 9일째
학교 주변과 산 속 여기저기에 연분홍빛, 연두빛 들이 빛나는 청명주간.
매화꽃차와 민교가 가져온 단호박을 먹고 유선이네서 가져온 현미가루로 쑥을 버무려 쑥버무리를 합니다. 놀이하던 아이들이 너도나도 달려와 팔을 걷고 해보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쑥을 버무리고 싶은 건지 현미 가루를 먹고 싶은 건지....... 얼굴에 하얀 현미가루가 묻어 수염이 난 아이도 있습니다.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소금만 조금 넣은 쑥버무리는 여러 가지 맛을 담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단맛도 숨어 있습니다.
봄철 영양 간식 쑥버무리를 든든히 먹고 삽을 하나씩 끌며 논으로 갑니다. 삽이 거추장스러운 민교는 물통을 들고 가 시냇물을 떠다 새싹들에게 물을 주고 나머지 아이들은 논을 갈아줍니다. 그러다가 모두 삽을 내려놓고 냇가로 달려가 탐험놀이를 하고 또 달려와 삽을 들고 돌을 파냅니다. 흙들이 돌을 꽉 붙잡고 있어서 돌이 꿈쩍도 안 한다며 흙을 퍼냅니다. 그래도 꿈쩍 안 하는 돌은 내일 다시 파기로 하고 시원한 효소차를 마십니다. 땀 흘려 일하고 먹는 새참은 꿀맛입니다.

2011년 4월 14일 나무 날 청명 10일째
오늘은 동하, 동진, 동인이가 들기를 하지 않아 유치원이 텅 빈 듯 합니다. 아이들도 어찌 놀아야 할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이내 각자의 공간에 놀이를 만들어 갑니다. 민교는 소꿉방에 가게를 차리고 조안이와 유선이는 각각 연극을 한다며 무대를 꾸밉니다. 셋이서 재료를 나누어 더욱 풍성하게 자기 맘대로, 자유롭게 무대를 꾸미고 가게를 꾸미며 놀이를 하네요. 언제 어디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아는 듯 한 아이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선생님이 봄꽃을 초대해와 화전을 만드니 놀던 아이들이 모두 달려와 거듭니다. 시키지 않아도 팔을 걷고 손을 닦고와 반죽을 하고 여러 가지 모양을 빚습니다. 동그란 모양도 있고 하트, 토끼, 별, 바구니도 있네요. 그리고 그 위에 진달래,개나리,벚꽃,앵두꽃,쑥잎,민들레,제비꽃으로 장식을 합니다. 무쇠 후라이팬에 살짝 구워 화전을 먹고 들로 나갑니다.
조안이와 유선이가 물통을 하나씩 들고 감자와 새싹에게 물을 주겠다고 합니다. 영차영차 소리를 내며 둘이서 돕기도 하고 조금씩 물을 떠서 혼자서 나르기도 합니다. 분사기도 끼워 해보더니 끝도 없이 물이 자꾸자꾸 나온다며 신기해합니다. 그리곤 또 물을 뜨러 냇가로 달려갑니다. 낑낑대며 유선이가 힘들어 하자 어디선가 나타난 민교가 물통을 번쩍 들어 밭 옆에 내려놓고 사라집니다.
따사로운 햇살과 조금을 건조한 날이지만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풍경입니다.

2011년 4월 15일 쇠 날 청명 11일째
학교 마당 가득 그윽한 향기를 풍겨주던 매화꽃이 봄바람에 꽃비를 내려주는 날, 삼동이가 들기를 했습니다.  어제 조인이 백일이라 할머니 댁에 갔던 조안이와 엉덩이에 종기가 올라온 민교가 조금 늦게 들기를 합니다.
오늘은 지난 2월에 담가두었던 장을 가르는 날입니다. 하지만 소금의 농도가 약했던지 장에 곰팡이가 끼고 된장 빛이 연하네요. 그래서 며칠 더 잠을 재우기로 하고 간장에 소금을 더 달여 부어줍니다. 간장 달이는 냄새가 좋았던지 아이들은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부엌을 기웃거립니다.
쇠 날은 대청소의 날. 선생님들이 유치원 구석구석 먼지를 쓸고 닦자 민교가 제일 먼저 달려와 걸레를 듭니다. 그리곤 조안이가 “아! 오늘 쇠 날이지.”하며 걸레를 찾습니다. 그리고 유선이 동하도 대청소에 동참합니다. 쌍둥이들만 열심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놀고 있습니다. 걸레도 스스로 빨아 널어줍니다.
나들이를 나가 아이들은 셔요셔요를 찾아 탐험 놀이를 다니고 선생님들은 텃밭에 물을 주고 봄나물을 뜯습니다.
점심을 먹고 있을 때 기쁜 소식이 들려옵니다. 나비가 아기를 낳았다고 합니다. 5학년 교실에서 방금 전에 한 마리를 낳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 또 한 마리를 낳고........ 요 며칠 교실마다 순회를 하더니 아기 낳을 곳을 찾고 있었나 봅니다. 천을 가려 어둡게 해주니 그곳에 들어가 낳았다고 합니다. 아가를 안전한 곳에 낳으려고 그 무거운 배를 이끌고 며칠을 고생했을 나비. 참으로 위대한 모성애입니다.

온갖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아기 고양이들이 태어난 청명주간 이야기였습니다.


 


정은영(석환) 11-04-18 04:26
 
  봄을 닮은 아이들의 봄날 이야기를 읽으니 봄 가운데 푹 빠지게 됩니다. 늘 따사로운 애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해 주시는 두분 선생님 고맙습니다.
참, 유선이가 쑥버무리는 식혀서 먹어야 더 달고 맛있다네요.^^
조미란(박조안) 11-04-22 10:21
 
  봄꽃이 만발하고 산가득 연두새잎과 산벚이 피어납니다. 좋은 계절 아이들과 함께하시는 선생님들 넘 감사해요.. 이리 평안해두 되는 건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