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꽃피는 사랑방/알콩달콩 이야기
 
 
작성일 : 11-05-31 22:15
유치원 아이들 소만 주간 지낸 이야기1(2011.5.23-5.27.)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645  


2011년 5월 23일 달 날 소만 3일째
갈아 논 논마다 출렁출렁 물이 차고 어느새 다 자란 모들이 논으로 나와 모내기 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논물이 출렁출렁 춤을 추고 환한 햇살을 받아 반짝이니 마치 바닷가를 보는 듯합니다.  아까시 꽃과 찔레꽃이 하얗게 웃는 길을 지나 유치원으로 들어갑니다. 주말동안 엄마와 함께 못 지냈다는 민교는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잘 안기던 민교가 오늘은 엄마와의 부족했던 시간들을 더 채우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쇠 날에 있을 민교의 생일식을 준비하며 크레용으로 생일카드를 그립니다. 간식으로 따뜻한 누룽지탕을 먹고 놀이를 합니다. 민교와 조안이 유선이 동하가 큰 천 하나를 같이 잡고 흔들기 놀이를 합니다. 한 사람씩 번갈아 태워주며 자장자장 노래를 부릅니다. “난 좀 무거운데......”하며 올라탄 동하. 엉덩이 쪽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네요. 반대로 동하형님이 그네를 잡을 때는 꽤 높이 그네가 올라갑니다. 자장자장 노래까지 부르면서 신나게 탑니다. 구경하던 동인이와 동진이도 천 그네를 태워줍니다.
나들이를 나가니 풀들이 지난주보다 한 뼘은 더 자라 있습니다. 자란 풀을 베고 염색할 쑥을 모으는 동안 아이들은 원두막에서 엄마, 아빠 놀이를 합니다. “간식시간이다.” 하기에 뭘 먹나 보니 둥글게 둘러앉아 동하아빠가 뜯어온 셔요셔요를 나눠 먹고 있네요. 키가 큰 셔요셔요를 한 주먹 뜯어 왔는데 야금야금 어느새 다 먹어버립니다. 잠시 뒤 쌍둥이가 원두막 아래로 잠바를 흔들고 있습니다. 낚시를 하는 줄 알았더니 벌을 잡는 거라고 하네요.ㅎㅎ
초록풀과 초록 잎들이 가득한 소만의 들판엔 먹거리도 놀거리도 풍성합니다.

2011년 5월 24일 불 날 소만 4일째
 뻐꾹뻐꾹 새들이 노래를 하고 돌돌돌 시냇물이 화음을 맞추는 산길을 걸어 유치원으로 올라갑니다. 찔레꽃 따다가 차를 만들고 쑥떡을 쪄서 오전간식으로 먹습니다. 어제에 이어 그네타기 놀이를 하는 아이들. 오늘은 ‘누구는 무겁고 누군 가볍다’며 무게를 측정합니다. 동인이와 동진이가 쩰 가볍다며 인형놀이를 하던 동인, 동진이를 불러 그네를 태웁니다. 오늘은 노래도 좀 더 길어졌습니다. “잘자라, 잘자라. 굴~따러~가면......” 엄마가 섬 그늘에를 약간 개사한 듯합니다. 간식을 먹고 물조리개를 하나씩 들고 산책을 갑니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까시 꽃을 따 모으니 아이들이 달려와 먹어보고 싶다고 합니다. 아까시 꽃을 먹고 그 줄기론 미장원 놀이를 합니다. 조안이, 동하, 동인, 동진이가 아까시 퍼머를 합니다. 모두들 머리에 아까시 줄기로 감긴 뿔이 하나씩 생겼네요. 유선이와 민교는 아까시꽃을 집에 가져가 차도 만들고 전도 부쳐 먹는다며 열심히 꽃을 따 모읍니다. 저 멀리서 날아오는 아까시 향기에 흠뻑 젖어, 때때로 찾아오는 꽃과 자연의 선물에 행복한 날을 보냅니다.

2011년 5월 25일 물 날 소만 5일째
“비상비상”
유치원 마루에 올라간 아이들 곳곳에서 비상을 외쳐댑니다. 어른 손가락보다 굵은 송충이가 벽으로 기어가고 벌들이 유치원 구석에서 윙윙거리고 꾸물대는 쬐끄만 벌레가 유치원 바닥을 기어가고 있습니다. 초록잎으로 가득차고 흰꽃들도 풍성하고 열매들도 열리지만 새로 태어난 벌레들도 많아지는 계절인가 봅니다. 민교는 엄마와 들기를 하고 토끼풀 팔찌를 하고 커다란 달팽이를 구경시키며 유치원으로 들어옵니다.
아까시 차와 쑥떡, 그리고 조안이가 가져온 빵으로 간식을 먹고 놀이를 합니다. 한 쪽에선 쑥빛으로 염색을 합니다. 소꿉방엔 동하, 유선 ,조안 ,민교가 작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속닥속닥 진지한 표정으로 토론을 합니다. 여기는 소꿉방이고, 이쪽은 북쪽일거라며 탁자위에 손가락으로 위치를 표시합니다. 물론 엉터리로 방향을 얘기하긴 하지만 꽤 심각하고 진지합니다. 알고 보니 천이 하나 없어졌는데 그걸 누가 가져갔나 알아보는 중이랍니다. 열심히 구슬돌리기를 하는 동인 동진이를 의심하며 물어보고 선생님은 아닐거라며 확신을 합니다. 그러더니 잠시 뒤 천을 하나씩 두르고 ‘난 거미파워.’ ‘난 독수리 파워’하며 뛰어다닙니다. 놀이는 순식간에 바뀌고 아이들은 상상으로 변신놀이를 합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한시도 쉬지 않나봅니다. 마음껏 어디든 가기도 하고 무엇이든 되기도 하는 아이들 상상의 힘이 정말 부럽습니다. 

2011년 나무 날 -소만 6일째
아침부터 토독토독 여름비가 내려옵니다.  초록잎에도, 시냇물에도, 찔레꽃에도.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아까시꽃비가 내립니다. 푸른 버찌 나무 아래에는 아직 다 익지 않은 버찌 열매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동인이는 오늘도 초록 버찌를 주워 손에 꼭 쥐고 유치원으로 들어갑니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비옷을 입은 후 초등형님들과 함께 교통안전 교육을 받으러 갑니다. 큰 교육장이 작은 유치원 아이들에겐 낯설고 어리둥절하지만 적극적인 민교는 대답을 잘 한다고 호루라기를 선물로 받고 좋아합니다. 낯선 곳이라 긴장을 했는지 유선이는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안전하게 횡단보도 건너기도 해보고 비오는 모형 거리로 나가 실제로 길을 건너가 봅니다. 아이들은 그저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 합니다.
물웅덩이를 만나자 첨벙대며 자리를 뜰 줄을 모릅니다. 꽃밭도 구경하고 다람쥐와 햄스터,기니피그, 앵무새도 만나고 유치원으로 돌아옵니다. 아침부터 나들이를 했던 것이 피곤했는지 동인이와 동진이는 차 안에서 깊은 잠에 빠졌네요.

2011년 5원 27일 쇠 날 소만 7일째
아까시 향기를 따라 유치원에 들어가니 민교의 생일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일이 민교의 진짜 생일이라 하루 당겨 생일식을 합니다. 하양과 보라의 토끼풀, 찔레, 소루쟁이, 마가렛,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들이 오늘 민교 화관에 초대된 꽃들입니다. 며칠 새 정말 많은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동인이와 동진이는 천을 깔아놓고 소꿉 몇 개를 준비 해 벌써 생일 잔치를 열었습니다. 초도 끄고 노래도 부르며 둘이서 생일놀이를 합니다. 동하는 종이를 자르고 숫자를 쓰며 생일선물을 만드느라 바쁩니다. 마루엔 그동안 5학년 교실에서 살던 고양이들이 이사를 와 새 보금자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구석을 좋아하는 생명이와 계절이가 옷장과 벽 틈으로 자꾸 들어가니 유선이와 조안이가 걱정이 되는지 그 앞을 지키고 떠날 줄을 모릅니다. 바쁜 아침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민교의 생일식. 민교누나 은교가 특별 제작한 케잌과 과일이 놓여지고 6개의 민교초가 켜지고 선물도 구경합니다. 유선이가 만든 종이비행기를 받은 민교. 금새 어디론가 사라졌네요. 어느새 저 멀리 달려가 비행기를 날려보고 있습니다. 선물 구경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동인, 동진이는 빨리 먹고 싶다며 아우성입니다.
맛나게 민교의 생일 음식을 나눠먹고 보림사로 나들이를 갑니다. 길게 자란 풀들을 뜯어 한 아름씩 안고 무겁다며 들고 갑니다. 굵은 찔레순을 따서 먹는 유선, 연보라빛 오동나무 꽃을 주워 모으며 솜사탕꽃이라고 하는 조안이, 베어놓은 소나무를 끌고 가며 빗자루라고 하는 유선이와 동인이. 부처님께 절도 하고 상추쌈 싸서 먹고 조금 놀다가 팔랑팔랑 날듯이 달려 유치원으로 돌아오니 민교 어머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지런히 이를 닦고 잠 잘 준비를 한 후 소곤소곤 민교천사 이야기를 듣습니다. 민교엄마의 꿈에 하늘나라에서 유치원 친구들을 모두 만났던 이야기. 그 중 민교 천사를 아들로 삼아 살다가 그 하늘 천사들을 다시 꽃피는 유치원에서 만나게 된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 주십니다. 민교 천사와 엄마는 집으로 돌아가시고 나머지 천사들은 꿈나라로 갑니다.
세상이 푸르름으로 가득 찬 이때에 하늘에서 내려온 민교의 생일을 축복하며.......


조영미 11-06-01 23:33
 
  생일이야기를 해줄때 아이들이 불러준 노래가 잊혀지지 않네요. 얼마나 진지하게 부르던지...평소에는 날아다니다가도 때가 되면 숙연해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넉넉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병현/조미란(… 11-06-02 08:33
 
  우앙~ 우리 큰 딸이 왜이리 못난이가 되는 거여요? ㅎㅎ  아카시아파마 저두 어릴때 많이 했었는데.. 행복하세요..
정은영(석환) 11-06-03 21:03
 
  유선이 친구 민교 생일 늦게나마 축하해요~유선이는 이제 내친구 민교, 내친구 조안이라고 하네요. 여섯명의 아이들이 이야기는 늘 동화 한 편씩 보는 것 같아요.
읽을 때마다 미소짓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