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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7-11 15:39
유치원 아이들 하지, 소서 지낸 이야기 (2011.7.4-7.8)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2,078  

2011년 7월 4일 달 날 (하지13일째)
자귀나무 가지 위엔 분홍 자귀꽃이 복숭아향을 내며 피어있고 모처럼 햇님이 방긋 웃으십니다. 오늘은 유치원에 꼬마 손님이 오셨습니다. 성강리 사는 원정이가 놀러왔는데 조안이는 유치원의 이모저모를 설명해 주느라 바쁘고 민교와 유선 동하는 원정이와 서로 짝을 하고 싶다며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동인이와 동진이는 자신의 키보다 아래에 있는 풀들과 강물과 메뚜기 등을 살피며 속닥속닥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저 앞에서 6살 7살 아이들 5명이 모두 함께 손을 잡고 신나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유치원에 들어가서는 놀이도 풍성해집니다. 소꿉방에 소꿉들이 모두 나와 있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갖고 놀지 않던 갓난아기 인형들을 업어주기도 하고 요람에 눕혀 재우기도 하고 요즘 듣는 옛날이야기 심청전의 한 대목처럼 선생님들께 동냥젖을 얻어 먹이기도 합니다. 산책을 나가서는 불어난 냇가에 온몸을 담그며 물놀이를 합니다. 아직 콧물이 남아 있고 좀 선선한 듯 하여 걱정이 됐지만 놀이하는 아이들 얼굴에 함박꽃이 피었네요.
2011년 7월 5일 불 날 (하지 14일째)
하늘은 흐리지만 환한 햇님이 구름 사이로 간혹 나오시고 바람은 기분 좋게 시원하게 불어옵니다. 어제부터 우체통 속에 아기새들은 이사를 갔는지 보이지 않고 아기 오리들은 키가 쑥 자라 있습니다. 나뭇잎 몇 장 따서 냇가에 띄워 보내고 밤나무에 맺히기 시작한 밤송이도 구경합니다. 유치원에 들어와서는 아기 돌보기 놀이를 합니다. 민교와 유선이는 포대기로 아기를 안은 폼이 어찌난 자연스럽고 예쁜지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동인이와 동진이는 코가 꽉 막혀 간식을 먹으며 간혹 입을 벌리고 숨을 쉽니다. 선생님들이 아침 노래를 부르자 놀이하던 아이들 모두 달려와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합니다. 하지제 등의 공연을 봤던 아이들에게 모방하고픈 일이었나 봅니다. 산책시간에 냇가에 달려가며 어제 쌓은 둑이 무너지지 않았을까?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돌둑은 멀쩡하고 아이들은 신나게 물놀이를 합니다. 물놀이하다 간혹 산딸기도 따 먹으며 여름 한 때를 보냅니다. 오후가 되자 매미가 맴맴 노래를 부르네요.
2011년 7월 6일 물 날 (하지 15일째)
구름이 많은 하늘에 간혹 햇님이 나오시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지난주에 캐 두었던 감자를 쪄서 먹습니다. 빛칠하기를 하고 오늘은 여섯 아이들 모두 갓난아기 돌보기를 합니다. 민교는 요람에 아기를 재우고는 "연꽃처럼 환하게 자고 있어요." 하며 보여줍니다.유선이는 1살과 2살짜리 아기를 재우고 있구요. 조안이와 동하 동인 동진이도 요람에 혹은 땅바닥에 아기를 눕혀놓고 돌봐줍니다. 아침열기와 강강수월래를 하고 산책을 나갑니다. 비어있는 새둥지도 한 번씩 살펴보고 주차장쪽 물이 내려오는 구멍이 동진이는 냉장고라며 구경을 합니다. 그 위에 올라서면 정말로 시원한 기운이 올라옵니다. 동인이는 냉동실이라고 하고 어떤 아이는 에어컨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닭들이 알을 10개나 낳았습니다. 풀을 뜯어서 선물하고 알을 꺼내옵니다. 동인이는 밖에서 구경을 하고 동진이가 들어가 알을 꺼내옵니다. 물놀이를 할 때는 동인이가 적극적입니다. 찬 물속에 살짝 앉아보기도 하고 깊은 물에 들어가 보기도 합니다. 어? 그런데 "물 속에 뭐가 있네." 하는 동진이 말에 보니 가재입니다. 잽싸게 바구니를 든 민교가 달려와 가재를 잡습니다. 동하는 그릇에 물을 뜨고 나머니 아이들도 가재 돌보기를 합니다. 조안이도 물고기 잡기에 도전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네요. 실컷 놀고나서 먹는 점심은 꿀 맛.오늘도 밥이 모자라 초등에서 얻어 옵니다. 점심을 먹고는 나무타기를 하고 놉니다. 동하와 민교는 꽤 높은 곳까지 올라 우쭐합니다. 동인이와 동진이는 신발만 벗어놓고 형님들 올라간 곳을 바라보며 울먹. 유선이와 조안이는 낮은 나뭇가지 잡고 매달리기하며 방긋. 동생들에게 도전해보라며 친절하게 매달리는 법을 설명해줍니다. 이야기 시간에는 민교는 연꽃, 유선이는 청이, 동하는 임금님, 조안이는 ? 하며 이야기를 듣고 동인이와 동진이는 어느새 쿨쿨 꿈나라로 갔네요.
2011년 7월 7일 나무 날 (소서 1일째)
하늘은 흐리고 물기가 많은 날입니다. 자귀나무 위에 분홍꽃이 부채처럼 피어있고 맴맴맴 쓰르르 어디선가 매미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간단하게 차를 마시고 생일잔치를 하러 마을회관으로 갑니다. 시냇물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삽살이 소리, 매미와 풀벌레 소리를 가만히 서서 듣고 있는 아이들.
형님들 공연이 끝나자 한 번씩 무대로 뛰어갔다 옵니다. 형님들처럼 공연을 해보고 싶은 모양입니다. 맛나게 음식을 나눠먹고 할머니 할아버지들게 다소곳이 인사를 하니 귀엽다며 예쁘다 하십니다.
유치원으로 돌아와 이른 점심을 먹으니 떡이며 잡채, 수박의 잔치 음식을 잔뜩 먹은지라 이야기들만 합니다. 유선이는 아기를 낳으면 청이라고 지을 거고, 민교는 심봉사라고 짓는다네요. 동하는 그럼 "진청이랑 정심봉사가 되겠네?"합니다.
밥을 먹고는 비옷을 입고 진흙물 퍼다 붓기를 합니다. 비가 오는데도 민교가 나무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내려오자 동하도 질세라 맨발로 은행나무에 노란 비옷이 은행나무에 열린 커다란 은행처럼 보입니다.
2011년 7월 8일 쇠 날 (소서 2일째)
흐린 하늘에 가끔 한 두 방울 비가 내리는 아침. 오늘은 수영장에 가는 날. 튜브와 수영복을 챙겨온 초등 형님들은 햇님 나오시라고 노래를 합니다. 하지만 버스가 학교 쪽으로 방향을 틀자 아우성이 대단합니다. 유치원 아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가방을 챙겨 유치원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장난감을 꺼내 놀이를 시작합니다. 점심을 먹을 때쯤 민교만 "수영장 언제가요?"하고 물어볼 뿐 나머지 아이들은 그냥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신나고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 집에 갈 무렵 동진이가 "우리 쐬 날 수영장 간다."합니다. 오늘이 바로 그날 인데.^^ 비가 내려 그냥 유치원에서 놀았습니다.
그래도 물이 불어난 냇가로 달려가 신나게 물장구도 치고 급류도 타며 물놀이를 합니다. 수영복을 입고 놀겠다는 아이들을 달래 그냥 발만 담그기로 하고 갔지만 어느새 머리까지 흠뻑 젖어 버렸네요.
장맛비 사이로 해가 나오면 냇가에서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나무타기, 종이비행기 만들기, 갓난아기 돌보기에 심취했던 한 주. 나무에서는 시원하게 매미가 노래하기 시작한 하지와 소서 지낸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