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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03 17:55
1학년 배움 여는 주 이야기
 이름 : 대전교사회
조회 : 1,277  
긴 방학을 지나고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함박 웃음을 웃으며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배움 여는 주 시작과 함께 다시 여름이 온 듯한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아이들은 마냥 신나나 봅니다.
나무들을 품은 산이 비치는 맑은 저수지를 보며 즐거워 합니다.
 
새로운 두 친구와 함께 이제 열둘이 되었습니다.
시계도 열두 시, 일 년은 열두 달, 연필 한 다스 열두 개, 1학년도 열둘입니다.^^
교실이 더 꽉찬 듯 하고 새로운 친구는 친구들이 낯설고 우리 1학년들은 새로운 친구가 궁금합니다.
 
아이들이 궁금함이 가득한 눈빛을 하고 새로운 햇님자리를 기다립니다.
새로운 햇님 자리에 아이들을 한 명씩 안아주고 초대합니다.
새로운 옆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 합니다.
 
방학동안 한 숙제 이야기를 해 보니 대부분 숙제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의 긴장도 풀겸 여러 몸놀이들을 하였습니다.
물 만난 물고기들처럼 신이나 목소리도 커지고 웃음도 커집니다.
 
아직은 낯선 새 친구들을 잘 보살펴 주라고 도우미 친구들도 정해 봅니다.
 
불의 날에는 마을 평화놀이를 하면서 이상하게 마을에 쓰레기가 별로 없다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작은 손으로 주워 모은 자루가 점점 커지면서 학교 주변 마을은 점점 더 깨끗해져 갑니다.
오랜만에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릅니다.
학교에 오랜만에 와서 조금 피곤한 듯, 누워서 듣고 싶다하여 누워도 좋다고 하니,
누워서 혹은 앉아서 혹은 교사 다리를 베고 편하게 누워서 두눈을 초롱초롱 반짝이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듭니다. 1학년 때까지만 누워서 들을 수 있다고 하니 더 편안한 자세들을 즐깁니다.^^
 
얼시간부터 배고프다며 간식은 언제 주는지 밥은 언제 먹는지 물어 옵니다.
처음 학교에 들어와서 엄청 먹던 그 1학년으로 돌아간 듯 합니다.
주방 선생님께 내일은 더 밥 많이 하시라고 이야기도 합니다.
 
물의 날에는 여름이 다시 온 듯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그야말로 말 그대로 땀을 뚝뚝 흘리면서 배추 모종을 심었습니다.
이 배추 모종이 자라면 우리 아이들의 귀여운 손으로 김장을 하려 합니다.
해가 잘 들어 겨울에는 따뜻하지만 여름에는 아이들 열기만큼 더운 1학년 교실을 피해 원두막에서 수업을 해 봅니다.
봄, 여름 학기와 달리 원두막에서도 집중을 잘 하여 뜨거운 햇살을 피해 솔솔 불어오는 바람도 맞으며 즐거워 하는 모습니다.
 
나무의 날에는 아이들의 키를 재어 보았습니다.
다른 친구보다 얼마나 큰지가 아닌 자신이 얼마나 컸는지 보자고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키 작은 친구들이 지난 봄, 여름동안 많이 커서 스스로 뿌듯해하고 즐거워 하였습니다.
아이들의 키만큼 마음도 자라고 있겠지요.
 
연일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그늘을 찾아 놀이를 해 봅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며 신나게 달려 보기도 하고 친구를 구해주기도 하고,
두 다리를 펴서 가운데 모아 스물 여섯개의 다리를 만들어 수 놀이도 합니다.
일학년 모두의 반짝이는 별들의 수도 세어보고, 모아놓은 발가락 수도 세어 봅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일학년은 하나됨을 느낍니다.
 
쇠의 날에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환경교육을 받았습니다.
간식을 먹으면서 제철 과일과 채소가 왜 더 맛있는지 이야기 하면서 겨울에 수박이 나오는 이야기도 함께 합니다.
여름에는 좀 더워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지내보고 겨울에는 좀 추워도 난방을 많이 하지 않고 옷을 껴입고 지내보기로 했습니다.
1학년인데도 아이들의 눈빛을 보면 벌써 환경의 중요성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봄, 여름 학기에 쇠의 날마다 갔던 보림사로 열두 명의 아이들이 걸어가 봅니다.
다음 주에 있을 바깥공부를 위해 몸도 풀어보고 그동안 보림사로 가는 길가에 자연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봅니다.
늘 그렇듯이 남자 아이들은 저만치 앞으로 뛰어가고 여자 친구들은 아주 천천히 이야기를 하며 옵니다.
벌써 밤송이들이 떨어져 아이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초록빛 덜 익은 감도 주웠고 예쁜 모자를 쓴 도토리들도 주웠습니다.
 
아기밤을 돌멩이로 까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고 초록 풋감도 모두 한입씩 두입씩 나누어 먹습니다.
새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줍니다.
쉬엄 쉬엄 가느라 보림사까지 못 가고 돌아 옵니다.
 
오후에는 남자 아이들과 새친구를 포함한 여자 아이들이 운동장의 흙과 물로 반죽하여 동그란 공들도 만들고 흙으로 담을 쌓고 물을 부어 수로도 만들어 봅니다.
1학년은 수공예나 빛느끼기, 요리 등의 수업이 없는 오후 새 시간에는 늘 밖에서 나가 놀게 합니다.
밝은 햇살을 받고 아이들은 점점 더 영글어 가고 자연을 닮아 몸과 마음이 밝고 건강해집니다.
 
몇몇 여자 아이들이 교실에서 소꿉 놀이를 하고 있어 오후 시간은 밖에서 노는 거라 다시금 이야기 하니 조금 서운했나 봅니다. (비가 오면 안에서 놀게 하는데 이번주에 비가 오지 않아서...)
한 달에 한 두번은  비가 안 와도 안에서 옹기종기 놀게 하여야겠습니다.
 
방학동안 많이 그리웠던 아이들의 웃음이 퍼져가는 한 주 였습니다.
새로 온 친구들도 조금씩 우리 1학년으로 들어오고 우리 1학년도 새친구 손잡고 나기를 하기도 합니다.
아직은 서로 낯설기도 하지만 우리는 열둘이라는 걸 아이들도 이제 압니다.
서로 따뜻하게 배려하고 나눌 수 있는, 모두 하나되는 1학년이었으면 합니다. 
 
이번 주는 배움 여는 주로 아이들이 학교의 흐름에 다시 적응하는 기간이었습니다.
다음 주는 아이들이 기다리는 본격적인 공부를 합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곡선과 직선의 아름다움과 조화와 균형을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익히고 의지를 가지고 표현해 보는 흐름꼴 그리기를 합니다.
 
주말동안 가정에서 온전하게 쉬고 달의 날 환한 웃음으로 다시 만나길 기다립니다.

정승지(훈운) 11-09-06 11:04
 
지운이가 주말에 야구장에 가서 쓰레기를 보곤 줍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선행 학습이 있었군요. ^^ 선생님 글을 읽으니 지운이가 하는 이야기 조각들이 하나의 그림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우리 새로온 일 학년 친구들도 환영하구요. 선생님, 열 두시, 열 두달, 열 두개 우리 일학년 열 두명과 즐겁고 환한 가을 학기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