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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20:55
초보농사꾼 3학년 좌충우돌 자연농 일기(1회)
 이름 : 부산교사회
조회 : 62  

3학년 담임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에 더욱 관심이가며, 자연스럽게 자연농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자연농을 직접 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3학년들이 농사를 짓는 데, 아이들과 자연농을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모르면 오히려 용감하다고 했던가요?

초보 농사꾼인 제가 겁없이 자연농에 도전을 하게 되었네요.

문득 아이들과 겁없이 도전하는 자연농에 대한 내용을 남겨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쁜 학교생활 중에 얼마만큼 일기를 쓸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자연농에 관한 자료로 남겨 놓고자 합니다.

일기는 일기체 형식으로 쓰도록 하겠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지키며

그 안에 함께 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이 일기를 씁니다.

2018년 2월 26일(월, 우수 8일째, 따뜻하고 화창함)

자연농에 도전하는 첫날이다.

아이들에게 내가 느꼈던 자연농에 대해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하나

많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심전심이라 하지 않았던가?

자연농에 대한 나의 진심이 설명이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에게 잘 전달 되리라 생각한다.

작년부터 이곳 양산을 포함한 경남일대가 지독한 가뭄으로

농부들의 마음은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농사를 짓기 전부터 수확이 걱정이다.

가뭄으로 수확이 엉망이면 아이들이 자연농에 대해 실망하지는 않을까?

안그래도 학교 텃밭의 상태가 썩 좋지는 않은데.

학교 텃밭은 뿌리 작물, 열매 작물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매립지였던 터라 더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작년부터 조금씩 자연농을 위한 준비를 해온터라

텃밭의 상태가 썩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풀도 뿌리채 뽑지 않고, 낙엽, 짚 등으로 퇴비겸 멀칭을 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수분의 증발도 막을 수 있어 가뭄에 대비할 수도 있다.

 

<짚과 낙엽 등으로 멀칭된 밭>
 

'자연이 농사를 짓고, 농부는 그 자연의 시중을 든다.'

자연농을 가장 잘 설명한 문장이다.

자연농에서 하지 않는 것이 5가지있다.

1.땅을 갈지 않는다.

2.외부에서 가져오는 퇴비를 주지 않는다.

3.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4.비닐멀칭을 하지 않는다.

5.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니, 어려워하지 않고 생각보다 자연농을 잘 이해한다.

설명 후 아이들과 함께 작년에 만든 퇴비를 밭에 돌려주고자 외발수레에 옮기는 작업을 하였다.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은 요령을 피운다며 한소리 한다.

오늘은 여자아이들이 더 적극적으로 삽질을 한다.


 

<멀뚱히 지켜보는 남자아이들, 열심히 삽질하는 여자아이들>

외발수레에 퇴비 옮기는 작업은 남자아이들에게 맡겨두고, 정연이는

고랑에 쌓인 낙엽을 이랑으로 올리는 작업을 했다.


 

<쇠발고무래로 고랑 정리하는 정연>

하람, 여리, 도연, 지수는 작년 3학년이 사용한 텃밭 뒤에서 삽질을 했다.

삽을 잡는 요령도 알려주니 제법 삽질을 한다. 군대에 보내도 될 것 같다.

고랑을 만들어주니 자연스럽게 이랑이 만들어졌다.

수돗가 옆이라 그런지 땅이 다른 곳보다 촉촉하다.


<삽으로 고랑 만드는 하람, 여리>

<삽으로 고랑 만드는 도연, 지수>

작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나의 고민거리를 던졌다.

학교 텃밭 주변에 나무가 많이 자라 그늘이 제법 생기는 게 현재 텃밭의 문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작물의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되는 거지만, 나무의 입장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거다.

"나무가지를 치면 햇빛이 잘 들어 작물이 잘 자라지만 나무는 아파할 거고,

 나무를 위해 가지를 그냥 두면 작물은 잘 자라지 않을 텐데 어떻하면 좋아요?"

아이들에게 각자 고민을 해보라고 했다.

어떤 결정을 하든 아이들이 결정하는 대로 해볼 생각이다.

우리 아이들의 결정이 벌써 궁금해진다.

아이들과 고민하며 함께 자연농을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