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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21:01
초보농사꾼 3학년 좌충우돌 자연농 일기(3회)
 이름 : 부산교사회
조회 : 52  

2018년 3월1일(목. 우수 11일째. 봄이 가까이 온 듯 화창하게 맑음)


전날,우수10일째 비가 제법 내렸다. 오후 1시쯤 내린 비가 밤까지 왔으니.

정말 반가운 비다.

농사를 짓지 않았으면 이렇게 비가 반갑게 느껴지기나 했을까?

 <비온 뒤 밭의 흙 상태>

<비온 뒤 밭의 전경>

비 온 뒤 밭은 더욱 평화로운 모습이다.

함박 웃는 듯하기도 하다.

배움열기(개학)부터 어제까지 아이들이 계속 부른 노래가 있다.

김희동 선생님이 만드신 노래다.

<우수에 내리는 빗님>

빗님이 내려오시네

저 높은 하늘 위에서

하늘의 소식을 담고

빗님이 내려오시네

빗님이 내려오셔서

토닥토닥 땅에 닿으면

긴 잠을 자던 꽃씨들

살며시 눈을 뜨네요

빗님이 물러가시면

언 땅이 사르르풀려

봄길이 만들어져요

봄님이 오시는길이.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서 비가 내렸다고 생각하고 싶다.

 

아이들의 별칭이 정해졌다. 자기들이 직접 정한 별칭들이다.

고라니(지수), 토마토(정연), 강아지(도연), 꽃마리(여리), 산딸기(하람), 도마뱀(재현), 가재(건우), 날다람쥐(윤성), 땅벌(지완).

 

아이들 별칭 중에 지완이 별칭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땅벌에는 아주 잊기 힘든 추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추억이라기 보다는 트라우마가 맞는 것 같다.

지완이가 작년 꽃피는학교 9월에 편입하여 얼마가 지나지 않은 날 그 사건이 있었다.

바로 '땅벌'사건이다.

황금들녘을 시로 표현하기 위해 꽃피는학교 아빠들 몇분이 농사 짓는 논으로 갔다.

나도 아빠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다.

논두렁을 지나는 데 비명소리가 나고 난리가 났다. 그만 누군가 땅벌집을 건드린 것 같았다.

아이들 대부분이 벌에 쏘였고 학교까지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로 아이들이 울었다.

그 중 지완이가 엄마를 애타게 찾았다. 꽃피는학교 온 것을 크게 후회하는 눈빛으로.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이런 트라우마를 별칭으로 승화시킨 지완이가 기특하고 참 고맙다.

땅벌과 지완이가 정말 친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