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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13 21:05
초보농사꾼 3학년 좌충우돌 자연농 일기(6회)
 이름 : 부산교사회
조회 : 100  

2018년 3월 12일(월) (경칩 7일째, 기온차가 심하게 느껴짐. 오후에는 제법 더웠음.17°c)


사람의 도움없이, 자연이 온전히 길러준 작물은 지천에 늘려있다.

이 또한 자연농의 일부라 생각된다.

아이들과 함께 생강나무를 이용해 차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차 만드는 것도 농사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냥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제대로 된 차를 만드려면 과정이 참 복잡하다.

많은 자료를 참고하여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될 것 같았다.

지난 해 4, 5학년들이 차 만드는 것을 오다가다 보기도 했다.

때론 배움은 그렇게 무모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지난 주 금요일 바깥공부(산행)를 했을 때 생강나무 꽃들이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서 급하게 일정을 잡았다.

조금 성미가 급한 몇 몇 진달래는 보라빛 얼굴을 불쑥 내밀기 시작했다.

 

생강나무 가지를 채취하기 전, 아이들에게 자연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이 자연에게도 사람에게도 소중한 마음을 가지길 바랐다.

자연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언젠가 그 댓가를 고스란히 돌려 받으리라 믿는다.

가지를 자르기 전 나무에게 진심을 다해 '고마워, 미안해. 건강하게 잘 자랄게.'라는

말을 해주자고 했다.

아이들 눈빛이 진지해 보였다.


 

 

 

 

 

 

 

 
 

제법 굵은 나뭇가지는 아이들의 힘으로는 자르기 힘들었다.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 가위에 힘을 주었다.

가지도 온 몸을 다해 버텼다. 가지가 부들부들 뜬다.

안쓰러웠다. 생강나무에게 미안한 생각이 여러 번 들었다.

아이들이 생강나무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생기길 바랐다.

교실에 돌아와서 꽃봉우리, 새순을 가지에서 따로 떼어냈다.

꽃차, 새순차, 가지차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꽃과 새순을 떼어낸 가지는 전지가위로 짧게 잘랐다.

아침부터 시작한 차 공부가 끝이보이지 않았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가지를 전부 짧게 자른 후, 준비된 재료를 깨끗히 씼었다.

 

 

 

씻은 재료는 점심을 먹는 동안 창가에서 조금 말렸다.

점심을 먹은 뒤 조금 쉬고, 생강나무 꽃부터 전기 후라이팬에 덖기 시작했다.

생강나무 꽃 향기가 교실안을 가득채웠다.

차는 보통 아홉번을 찌고 말리는 구증구포를 한다고 한다.

그 정도 해야 차의 향이 깊어지고 수분이 제대로 빠지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식물이 가지고 있는 독성을 완화시킨다.

이를 '법제'라고 한다. 법제는 식물에 따라 그 방법도 다르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대부분의 식물은 구증구포로 법제는 가능하지 않을 까 생각한다.

수분이 빠지기 전에는 '유념'이라는 과정을 거친다.

덖은 재료를 면포에 싸서 동글동글 돌려주는 것이다. 그러면 식물의 코팅된 부분이

약해져 풍부한 맛과 향이 난다.



 

 
 

<유념하는 꽃마리(여리)>

생강나무 꽃과 새순은 7~9번 정도면 수분이 다 날라간다.

하지만 가지는 수분이 쉽게 날라가지 않아 20번 정도 덖은 것 같다.

아이들이 집에 갈 시간이 되어 덖음이 끝나지 않은 가지는 혼자서 마무리 했다.

 
< 수분이 남아 있으면 뚜껑에 수증기가 생긴다.>



<수분이 다 날라가면 뚜껑에 수증기가 생기지 않는다.>

완성된 꽃, 새순 그리고 가지들을 병들에 담았다.

가지차가 너무 궁금하여 차를 만들어봤다. 생각보다 색이 진하게 우러나지 않았다. 

원래 그런건지, 잘 못 만든건지.

맛은 내일 아이들과 함께 먹은 후 종합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처음으로 만든 차들을 바라보니 뿌듯했다. 더군다나 아이들과 함께 만들었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내일 아이들과 차를 마실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