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꽃피는 사랑방/알콩달콩 이야기
 
 
작성일 : 18-03-15 22:49
초보농사꾼 3학년 좌충우돌 자연농 일기(9회)
 이름 : 부산교사회
조회 : 164  

2018년 3월 15일(목) (경칩 10일째, 부슬비에서 점차 빗줄기가 굵어짐. 하루종일 비.)


<까마귀집 완성 그리고 갈등>


아침에는 부슬비가 내리더니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까마귀집을 만들어야하는데 비가 내리니 아이들과 작업하기가 쉽지 않았다.

3학년들과 작업을 하려다 4, 5학년들과 함께 만드는 게 좋겠다는 제안이 있어서

3, 4, 5학년이 함께 아침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아이들과 이번 작업을 하면서는 전기사용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순전히 노동을 통하여 까마귀집을 만들고 싶었다.

굵고 긴 못을 사용해야 했기에 대부분 내가 망치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사못도 그렇고.

나중에 망치질을 할 때는 내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동 드라이버가 자꾸 생각났다. 사람의 마음은 역시 약하다.

결국 5학년들의 도움을 조금 더 받았다.





 


까마귀집이 완성이 되어가자 아이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특히, 최고학년인 5학년들은 상기된 얼굴이었다.(*꽃피는학교 초등은 5학년이 최고학년.)

5학년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을 설득해 우선 까마귀집을 5학년 교실에 두기로 했다.

한 번 잡아봐서 그런지 개집에서 까마귀집으로 까마귀를 잡아서 옮길 때는

조금 편안한 마음이었다. 처음 잡을 때는 사실 정말 떨렸었다.

5학년들은 까마귀 이름까지 지었다. '모털'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요즘 내 기억력이 썩 좋지가 않다.

3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5학년 교실로 가서 까마귀를 구경했다.



 

<5학년 교실에 찾아간 3학년들>


오늘 내리는 비를 보면서 어제 심은 씨앗들이 생각났다.

일기예보를 통해 날씨를 예측해 비오는 전날 씨앗을 심다니.

참 신기했다.

오랜 옛날에는 별자리, 제비가 낮게 난다던지, 바람 등을 통하여 날씨를 예측을 했다고는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았을 텐데. 어떻게 농사를 지었을까?

어제까지만 해도 정말 내일 비가 올까하고 푸른 하늘이었는데.

오랜 옛날 사람들은 대부분 비를 맞으며 씨앗을 심었을 것 같다.


아이들과 지난 번에 고민한 '나뭇가지의 그림자와 수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무들이 불쌍해서 가지치기를 하지말자는 의견이 9명 중 6명이었다.

세 명은 갈등 중이라고 했다.

"가지를 자르자니 나무가 불쌍하고, 안자르자니 수박이 작아질까봐 아쉬워요."

아이다운 솔직한 감정이다. 

아이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나뭇가지는 자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아이들도 찬성했다.

그리고 최대한 햇빛이 많이 비치는 곳을 찾아 수박을 심어보자고 했다.



비가 내리는 자연농 밭은 평화롭다.

빨갛게 온 몸을 드러내고 있는 밭은 이러한 느낌을 가질 수가 없다.

또한 검정 비닐옷을 입은 밭도 마찬가지다.

평화로운 밭에서 자란 작물을 먹으면 사람을 더 평화롭게 만들지 않을까?(*)